추위도 잊은 채 산등성이에서 한참 연을 날리다 보면 어느새 산꼭대기에 둥근 달이 하얗게 우리를 맞고 있었읍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달불을 놓으며 다른 마을 사람들과 늦도록 싸움을 하였고, 달을 가슴에 가득 따담아 마을로 내려오면 어른들은 아직도 따지 못하였는지 풍장을 치며 이집 저집을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누나들은 등잔불 심지를 낮추며 남몰래 오곡밥을 먹으며 낄낄거리다 이내 도란도란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날이 바로 지금은 우리가 잃어버린 대보름 달맞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월봉산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금산군 금산읍 장동마을에는 여전히 이런 추억이 둥근 달로 떠오르고있습니다. 이 마을에는 아직도 휘엉청 달이 돈 마을을 덮으면 사람들은 금산농악 판굿, 달불놀이, 달그림뱅이축원놀이, 디딜방아놀이등을 하며 한해의 건강과 소원을 빌기도하고 풍장소리에 취해 밤 늦도록 하늘을 잡고 달을 따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