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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전용택<홍성문화원장> 글의 상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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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자기고/ 전용택<홍성문화원장>
작성자 홍성문화원 등록일 2011-09-20 조회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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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우리민족의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한 행위를 무분별하게 자행했다. 그중에는 전국의 유명한 산맥마다 맥을 끊어놓기 위해 철못을 박아놓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실제로 우리지역에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만행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구항면 내현리 남구만 선생이 태어난 생가 터 바로 위쪽에 있는 보개산 봉우리 감투봉은 일본인들에 의해 몇 십 년 동안 쇠말뚝을 몸에 품고 사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이에 내현리 주민들은 일제의 잔재를 없애고 보개산의 정기를 되찾기 위해 지난 2005년 감투봉에서 대형 철못 4개와 매봉재 봉우리 부근에서 철못 3개를 제거해 끊겼던 혈맥이 다시 이어져 태양 같은 정기를 뿜어내기를 고대하고 있다.

현재 서해선 복선전철 건설 사업으로 인해 마을이 존폐위기에 놓인 내법리 내기마을 또한 일제에 의해 수많은 아픔과 수난을 겪은 곳이다.

내기마을은 예로부터 매봉재라고 불리는 아미산 자락의 명당터에 위치해 있다. 내기마을 뒷산에는 원래 자연석 석불 3개와 인공 석불 4개를 합한 칠성바위가 있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홍성의 혈맥을 끊기 위해 칠성바위를 훼손했다. 아미산 주변은 용이 잠자는 형상으로 훌륭한 애국지사가 많이 태어나던 곳이었는데 홍성의 정기를 끊기 위해 산을 훼손하고 칠성바위를 없앤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시에 마을에는 부상자와 사상자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이때 일제의 만행 속에서도 지켜낸 바위가 바로 수리바위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마을사람들의 마음을 한 데 모으는 구심점 역할은 물론이고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서 신앙의 대상이었던 수리바위가 지난 2002~2009년까지 이뤄진 장항선 철도 개량사업(직선화) 도중 석불이 훼손되고 마을의 혈맥도 잘려나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제는 또다시 마을을 관통하는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으로 인해 내기마을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정든 터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지역 문화유산과 지형이 훼손되는 등 수많은 아픔을 겪어온 내기마을이 이제는 지역개발로 인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도 우리 조상들이 지키고 보존해왔던 정기가 서린 고향 터와 지역 문화유산을 이제는 우리 스스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훼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제 더 이상 지역발전을 앞세워 주민들의 정서와 문화적 가치를 뒷전으로 한 개발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은 사람이 죽었을 때 좋은 묘자리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는 우리민족의 정서가 담긴 풍수신앙에 대한 뿌리가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풍수신앙에 담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무시한 개발은 무의미하다. 또한, 한번 개발해 파괴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것이 문화유산이다. 개발에 앞서 지역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잘 관리하는 것이 후대에게 남겨 줄 가장 값진 유산인 것이다. 우리 시대에 이런 오점을 남기는 불명예 역사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문화유적을 잘 보존하여 후대에 칭송 받는 이름으로 남을 것인가 다시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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