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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 ▶병자취급(청양읍 읍내리) 게시판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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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민담 ▶병자취급(청양읍 읍내리)
작성자 청양문화원 등록일 2002-05-17 조회 820
첨부  
 

옛날 호남 지방 어느 고을에 사납고 분별 없기로 이름난 원님이 

있었다. 원래 사람이 약한 것은 아닌데 벌이 턱도 없이 무섭고
혹독해서 온 고을에서는 물론 관가에서 조차 쉬쉬하고 있는 터였
다. 견디다 못한 이방이 하루는 원님 몰래 관속들을 불러들였
다. ''여보시오들 이러다가 모두 맞아 죽기 십상이겠소 맞아 죽

도 싫고 도망 치자해도 법이 엄중하니 무슨 대책을 세워야지 않
되겠소이다. 어찌 하면 좋겠소? 어디...''
한쪽에서 아예 죽여 버리자고 이를 득득 갈았다. ''아 그런 경망
한 짓은 피하도록 합시다. 좀 더 현명한 의견은 없는지
요?'' ''그
렇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요?'' 다른 관속들이 이방에게

가와 귓속말로 쑥덕거렸다. 그러자 이방은 자기의 무릎을 치며
말했다. ''거 좋은 생각이오. 그리 하도록 합시다.". 이튿날 아

이었다. 아무런 낌새도 모르는 원님은 조회를 마치고 혼자 동헌
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통인이 말 한마디 없
이 대뜸 원님의 빰을 갈기는 게 아닌가! ''원 이런 ..발측
한...''
원님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당장에 관속들을 불러들였
다'' ''여봐라 이 발칙한 죄인을 원의 뺨을 친 죄목으로 옥에 가

렸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무엇을 하
는게냐? 어서 못 하겠느냐?''한 관속이 나서며 미리 짜 놓은 대
로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원님 어찌 감히 일개 통인 주제에

님의 뺨을 친단 말입니까? 고정하시고 착오 없도록 다시 살펴 주
십시오''. 원님이 이 말을 듣고 더욱 노발대발하는 사이에 통인
하나가 이번에는 원님의 아들에게로 달려갔다.
''아이고 도련님 큰일났습니다요! 원님께서 이상한 병이 생기신
모양입니다. 마구 헛소리를 하시고 어서 가 보시지요'' 원님의

들은 급히 통인의 뒤를 따라 동헌으로 나와보니 원님은 눈에 붉
게 핏발이 선채 횡설수설 갈피를 잡지 못하며 통인에게 뺨 맞은
이야기를 했다. ''아버님 고정하십시오 왜 죄없는 통인만 내치시
는 것인지요? 책상 문갑을 차버리시면 어찌합니까?
아들은 원님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의원을 부르도록 사람을 보
냈다. ''뭐야 내가 병이든 거라고 이런 해괴한 일이 다 있
나...''
하고 원님은 화를 참다 못해 아들의 궁둥이를 발로 찼다. 그때
마침 지나가던 감사가 이 소문을 듣고 원님을 파직시키라는 영
을 내렸다. 하는 수 없이 이제는 진짜 병자가 된 원님은 처자 권
속을 거느리고 서울의 본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가다가 충청
도 어느땅에 머물러 있는 감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 그동

병환은 좀 어떻소? 조리를 잘하고 계시오?''
원님은 잘 되었다 싶어서 사실 이야기를 하려고 입을 열었
다. ''아니 아직도 그래 통인 탓이오? 에이 또 발작을 시작하나
보이다. 감사는 한 마디로 묵사해 버릴 뿐 기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마지막 억울함을 덜 기회마저 놓친 원님은 그 후로 그
일을 숫제 입에 담지도 않고 살았다. 세월은 무심히 흘러 원님
도 어느 사이 환갑이 넘고 드디어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마지
막으로 원님은 아들과 다른 여러 집안 식구들을 머리맡에 불러
앉히고 지난 일을 이야기했다. 듣고 있던 아들이 잠자코 자기의
아버지를 내려다보더니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님 돌아가

는 마당에 도 무슨 발작이옵니까? 고정하십시오''. 결국 원님은

포악했던 탓으로 일생 동안 병자 취급을 받으며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