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민담 ▶ 호랑이와 곶감 (남양면 온직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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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청양문화원 | 등록일 | 2002-05-30 | 조회 | 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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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청양땅 어느 산중에 사는 호랑이가 아기를 잡아먹 으려고 어두운 밤에 마을로 내려왔다. 어느 집 창밖에서 귀를 기 울이고 방안의 동정을 살피고 있는데 마침 그 집 방안에서 아기 가 울고 있었다. ''얘야 울지 마라 호랑이가 왔다.'' 아기 어머 니 가 아기를 달래느라고 한 말이었으나 호랑이는 속으로 ''이크 이 것 봐라. 이놈들이 내가 온 것을 어떻게 안담''하고 깜짝 놀랐 다. 그러나 아기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이놈이 나를 무서워 하지 않는군''호랑이는 괘씸하게 생각했다. 아기의 어머니는 다 시 ''옛다. 곶감''하니 그제서야 아기는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이 었 다. ''아! 이것봐라 내가 이 세상 짐승중의 왕인데 저놈의 울음 을 그치는 것을 보면 아마 곶감이라는 놈이 나보다 더 무서운 놈 인가 보다.'' 호랑이느 ㄴ아기를 잡아갈 수 없게되자 이 집 송아 지나 몰고 가려고 외양간으로 들어갔다. 그때 마침 도둑이 소를 훔치려고 외양간으로 엉금엉금 기어와서 어슬렁어슬렁 하는 집승 을 소인줄 알고 끌고 나와서 올라탔다. ''이크! 이놈이 곶감인 가 보다''호랑이는 이런 생각을 하며 등에 올라탄 곶감을 떼어버릴 작정으로 막 뛰어 달렸다. 도둑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호랑이 등 에 착달라 붙었다. 호랑이는 쏜살같이 뛰어서 산으로 들러갔다. 산으로 들어가서도 이리뛰고 자리뛰고 하면서 등에 달라붙은 곶 감을 떼어버리려고 했으나 도둑은 그럴수록 더욱 착 달라 붙어 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달이 밝자 도둑은 자기가 탄 것이 소가 아니라 천만뜻밖에도 호랑이인지라 그만 겁에 질려 서 뛰어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호랑이가 어찌나 빨리 달리던지 내려뛸수도 없었다. 그런데 마침 호랑이가 큰 고목나무 밑으로 지나가므로 도둑은 이때다 하고 얼른 그 고목나무 가지를 잡고 매달렸다. 호랑이는 호랑이대로 그 무서운 곶감을 떼어 버려서 살았다하고 뒤도 돌압지 않고 달아났다. 호랑이가 얼마쯤 가노라 니까 곰 한마리가 나타나서 ''여보게 호랑이 어디를 그렇게 급 히 가는가?''하고 물엇다. ''아무 말 말게 곶감이란 놈한테 붙잡혀 서 하마터면 죽을뻔 했는데 겨우 그놈을 떼어버리고 다시 달라붙지 못하게 하려고 달아나는 중일쎄'' 호랑이의 말에 곰은 무슨 말인 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여보게 호랑이 자네 말을 통 알 아 들을 수가 없으니 좀 차근차근하게 말을 해보게''하고 곰이 핀 잔을 주었다. 이에 호랑이는 아기를 잡아먹으려고 마을로 내려갔 다가 이러 이러한 일을 다했다는 내력을 이야기했다. ''허허허 여보게 호랑이 자네 공연히 지레 겁을 먹고 그러면 그 려 등에 탄 놈을 사람이었네. 그럼 우리 얼른 가서 그놈을 잡아 먹으러 가세'' 아니 여보게 그놈을 잡아먹으러 가다니 큰일날 일 일세. 난 싫으이'' ''내가 앞장을 서서 그놈이 있는 곳으로 갈 터 니 자네는 내뒤만 따라 오게나'' 곰은 호랑이에게 이렇게 말을 하 면서 앞장서서 도둑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도둑은 겨우 호랑이 등에서 떨어져서 "이젠 살았구나" 하고 고 목 나무의 파진 곳으로 들어가서 몸을 숨기고 호랑이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 달아나던 호랑이가 큰 곰 한 마리 를 앞장 세우고 이쪽으로 어슬렁어슬렁 오는 것이다. 도둑은 와 락 겁이 나서 죽은 듯이 가마히 있었다. 호랑이와 곰은 고목나 무 밑에까지 와서 나무 위에 파진 구멍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을 발견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여보게 호랑이, 내가 올라가서 저 녀석을 붙잡을 것이니 자네 는 밑에서 나무를 넘어뜨리게" 곰은 호랑이에게 부탁을 하고서 나무 위로 올라갔다. 곰이 나무 위로 올라갔으나 사람이 나무의 파진 곳에 쪼그리 고 앉아 있어서 끌어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곰은 사람을 숨에 막혀 죽게 하려 나무 구멍에 털썩 주어 앉았다. 또한 호랑이는 나무를 물어뜯고 뿌리를 파고 하여 나무가 거의 넘어지게 되었 다. 이에 도둑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꼼짝없이 죽게 될 처지였다. 낙심을 한 도둑이 윌르 쳐다보니 곰의 두다리 사이로 불알이 축 늘어져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옳지 좋은 수가 있다" 도둑은 허리띠를 풀어 올가미를 만드어 서 곰의 불알을 옭아매고 힘껏 잡아 당겼다. "아이구 나죽네!" 곰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자 나무 밑에서 나 무를 물어뜯던 호랑이는 "아무렴 그러면 그렇지, 곰 녀석이 내 말을 안 듣고서 나무위로 올라가더니 기어코 곶감에게 잡혀 먹히 는가 보다. 에라 나는 모르겠다. 도망을 치자" 하고 뒤도 돌아보 지 않고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도둑에게 불알을 잡힌 곰은 빠져 나오려고 이리 비틀 저리 비 틀 요동을 치다가 남가지에 가죽이 찢겨졌다. 그래도 빠져 나오 려고기를 쓰다가 찢어진 가죽 사이로 알몸이 튀어와서 죽고 말았 다. "허어 이제는 살았다. 꼭 죽는 줄만 알았는데,천우신조로 목 숨은 건졌구나" 도둑은 좋아라하고 나무에서 내려와서 돌을 쌓아 놓고 그 위 에 곰의 고기를 얹어놓고 구워 먹었다. 호랑이는 한참 뛰어 달아나다가 곰이 어찌되었나 뒤를 돌아보 니 곶감은 간데없고 나무 밑에 사람이 앉아서 곰을 구워먹고 있 는 것이었다. 호랑이는 밤새도록 뛰느라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팠 으므로 나무 밑으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갔다. "여보시오, 나 고 기한점 주구려" "그래 고기를 주마, 헌데 내가 던져주는 이 고깃 덩어리를 한 입에 받아먹으면 또 주겠지만 못 받아먹으면 더 안 줄 것이다." "좋을 대로 하구려" 도둑은 불에 새빨갛게 달은 돌을 호랑이에 게 던져주었다. 호랑이는 고깃덩인줄 알고 냉큼 받아서 삼켜 버 렸다. 그래서 뱃속이 와지작 와지작 타서 호랑이는 견딜 수가 없 었다. "곰 녀석의 고기는 뜨겁다고 하다. 이런 고기는 처음 먹 어 보는걸" 얼른 개울로 가서 물을 들이켰는데, 어찌나 물을 먹 었던지 배가 툭 터져서 그만 죽고 말았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