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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 ▶ 범바위와 꼬부랑 할머니(대치면 개곡리) 게시판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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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민담 ▶ 범바위와 꼬부랑 할머니(대치면 개곡리)
작성자 청양문화원 등록일 2002-05-30 조회 816
첨부  
 

옛날 아주 옛날에 부여땅 강 건너에 살던 한 노부부가 있었다. 

자식하나 없이 부부간에 살아오던 그들은 그래도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남편은 어찌나 착실하고 아내를 사랑하였던지, 30이 넘
도록 딸자식 하나 없었지만 워낙 착실해서 다른 여자를 얻어다
가 씨르 받으라는 주위의 충고도 아랑곳없이 일만해서 돈을 모으
고 그 돈으로 땅을 사서 오십이 넘었을 때는 부자소리를 듣게 도
었었다.
재산이 넉넉해서 부족한 것이 없어서 그들은 늙게 고생을 하
지 않았지만 조금만 한가하면 부부가 앉아 있으면 먼저 아내가
긴 한숨을 쉬였고, 끄떡하면 자식하나 있었으면 하면서 남편 보
기가 민망해서 때로는 눈물도 흘렸지만 그럴 때마다 남편은 차분
하게 아내에게 "자식 없어도 괜찮소, 당신하고 죽을 때 같이 죽
으면 될 것 아니오" 하고 재산에 대한 이야기보다 아내를 극진하
게 위했다.
그들이 그럭저럭 부자 소리를 들으며 60고비가 넘어 설때 였
다. 별안간 나라안이 불안해지고 고을이 어수선하여 지더니 하루
는 부하를 서너명 거느린 험상궂은 한 사람이 나타나선 이제부터
는 이집을 내놓고 곡식도 내놓고 내일 안으로 이 집을 비우라는
것이였다. 어째서 내가 벌은 곡식과 내 집을 내놓으라고하느냐
고 덤벼 봤지만, 곡식과 집을 내놓지 않으면 내일 당장에 부부
를 모두 죽여서 시체로 끌어 낸다고 하고 돌아가는 것이였다. 참
으로 어처구니 없는 벼락 이였다. 그 도덕 떼들이 물러가자 갑자
기 근심이 쌓이게 되었다. 그러다고 어디다가 호소 할 때도 없었
다.
남편은 할 수 없으니 우리끼리 집을 비우자고 말하였으나 아내
는 어떻게 모은 재산이냐고, 펄펄 뛰었지만 별도리가 나서지 않
았다. 오늘 저녁 이 집에서 잠자는 것이 마지막이라고 남편은 잠
자리에 들어가서 잠시 눈을 붙였을 때였다. 그가 선잠이 들어서
누워 있는데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
다. "걱정정할 것 없노라. 재산 나고 사람 났느냐. 사람 나고 재
산 났지. 네가 거기 있으면 죽어도 아주 참혹하게 죽게 될 거야.
내 오늘 야경에 호랑이를 보낼 테니 그 등을 타고 호랑이가 버리
는 곳까지 와서 살도록 하라. 알았느냐?" 산신령이 이렇게 말하
고 되돌아서자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꿈이였다. 그는 이상한 꿈
이라고 생각하며 바깥문을 열어 봤다.하늘엔 어둠이 밀려오고 있
었다. 그는 아내에게 꿈 이야기를 하고 야경이 되기를 기다렸다.
이웃 산에서 부엉이가 처량하게 울고 있었다. 그는 그때부터
한참 기다리다가 야경에 대문을 스르르 열어봤다. 헌데 거기엔
호랑이가 앉아서 어서 등에 올라타라고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는 안에 들어가서 아내를 나오게 하고 호랑이 등에 태운 다음
자기도 타고 납작 엎드렸다. 호랑이는 처음엔 서서히 달리더니
뛰기 시작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호랑이가 숲을 헤치고 와서 멈
춘 곳에 그들은 오게되고 호랑이가 가르키는대로 굴속에 들어가
선 그 날부터 동굴 생활이 시작됐다.
처음 그들은 무엇을 끓여 먹을래야 먹을 그릇이 없었다.
호랑이가 집에 가서 솟을 가져오고, 곡식을 날러다 주었다. 그래
서 그들은 산골짜기에서 살게될 것이다. 남편은 놀고 먹을 수가
없다해서 땅을 파고, 곡식을 갈기 시작했다.아무도 없는 적적한
곳이였지만 그들은 호랑이를 벗삼아 재미있게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 호랑이가 새벽에 없어졌더니 저녁에 늦게 돌아와선
남편도 없는데 자기 앞에 와선 머리를 흔들며 괴로운 듯이 입을
자꾸 벌리는 것이었다. 아내는 이상해서 호랑이를 붙잡고 입속
을 들여다봤다. 입속엔 큰 사람의 뼈가 목구멍에 걸려 있었다.
아내는 누구의 뼈냐고 물었지만 괴로운 듯 머리만 흔들 뿐이었
다. 그래서 아내는 호랑이 목구멍에 걸려있는 인골을 빼내줬더
니 호랑이는 고마워서 꼬리를 흔들면서 또 어디론가 사라졌다.
헌데 그날밤 호랑이는 뒷산에서 밤이 새도록 우는 것이었다. 호
랑이가 이렇게 슬피 울지는 않았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밤새 울
던 호랑이 울음소리가 새벽녘에 뚝 그쳤다. 새벽에 호랑이가 울
던 곳을 찾아가 보니 거기엔 호랑이가 죽어 있었다. 그래서 그들
은 호랑이를 묻어줬었다. 이곳에 호랑이를 묻어주고 그들은 그
후도 열심히 일을 했다.
70이 넘어서 아내는 허리가 꼬부랑해졌다. 그래도 그들은 일
을 해서 먹고 살다가 같은날 같은 시에죽을 때는 호랑이가 죽은
골짜기에 와서 같이 죽었는데, 그들이 죽자 하늘에서는 비가 왔
고, 큰물이 흐르더니 여기에 바위가 솟으며, 그들의 시체는 바
위 속으로 들어갔다 한다.그 후 여기엔 사람이 정착하고 마을이
생겼다. 바위가 마을을 지키며 내려다보고 있어서 마을은 항시
덕을 본다 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덕바위라고 부른다 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