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메뉴 닫기
서브페이지 배경
전설 ▶ 대치면 상갑리 ▷박산소와 호랑이 게시판 상세보기

[청양문화원] - 지명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전설 ▶ 대치면 상갑리 ▷박산소와 호랑이
작성자 청양문화원 등록일 2002-06-12 조회 965
첨부  
 

옛날 대치면 상갑리에 박상현이라 효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효 

성이 지극하고 부모의 공경하는 것을 낙으로 살고 있었으며 부모
가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백리길이라고 뛰어가서 구해다가 드렸
렷고 장날이면 장에 가서 부모님이 좋아하는 물건을 사다가 부모
님을 기쁘게 해드렸다.
그런데 그토록 정성을 다하여 모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
는 슬픔을 감출 수 없어 문상객이 찾아와도 아랑곳 없이 아버지
시신 앞에서 머리를 숙인 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는 산소를 잡기 전에 처음 초빈을 모시
고 곁을 떠나지 않은 채 조석으로 상식을 올리며 초막생활을 하
는 것이다. 아무리 비가 내려도 아랑곳없이 빈소를 빙빙 돌면
서 "아버지 비가 새지 않아요. 평안히 주무세요" 하고 비가 그칠
때까지 빈소를 떠나지 않았다.
그럭저럭 며칠이 지났을 때 초막에서 찌들대로 찌들어서 얼굴이
부어 있었으나 그것쯤은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 아버지 산소를
잘 써야 할텐데 하고, 주위의 산을 돌아보았다. 지관의 말로는
묘자기가 황토흙이라. 그 흙아래 자갈이 깔리고, 자갈 아래 물
이 흐르는 곳이라 명당 중에 명당이라 하였지만 막상 아버지를
파묻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 날도 집에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빈소를 한번 돌아본
다음 초막에 들어와서 겨우 눈을 붙였다. 잠을 잔다는 것도 괴로
워 어둠 속에서 별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겨우 잠
이 들었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으르렁대는 소리를 듣고 바깥으
로 뛰어나왔다. 그는 호랑이가 자기 앞으로 으르렁대는 것도 아
랑곳 없이 빈소로 달려가서 아버지의 시신을 끌어안고서 호랑이
에게 벼락같은 호령을 하였다. "이봐라. 산 짐승 중에서 가장 도
량이 넓다는 호랑아, 그래 어디 갈곳이 없어. 아버지 넔
을 위로
하고 있는 불효자식 곁으로 으르렁대느냐? 나의 효도가 부족하
여 나를 잡아먹겠다면 모르거니와 감히 돌아가신 아버지 앞에서
으르렁거리니... 썩 물러가지 못하겠느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호랑이는 덤비지도 않고 입만 딱 벌리
고 더욱 크게 으르렁댈 뿐이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소리치기
를 "이봐라. 나를 잡아먹고 싶으면 잡아먹되 시신 앞에서는 조용
히 하거라" 고 소리치자 호랑이는 그 앞에 조용히 앉더니 으르렁
대지는 않고 입만 딱 벌린 채 고통스러운 시늉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해치지 않으려는 것을 짐작하고 호랑이의 입속을
들여다본 즉 목구멍에 무엇인가 걸려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호랑이의 목구멍에 손을 넣어 걸려 있는 것을 꺼내 주었
더니 호랑이는 금방 좋아서 그의 곁을 몇 바퀴 돌더니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호랑이가 사라진 뒤 호랑이 목에서 꺼낸 물건을
보니 그것은 여자의 비녀였다. 아마 어디선가 여자를 잡아먹었는
데 비녀가 걸린 것 같다.
그는 아침, 저녁으로 빈소를 들려 상식을 하고 밤늦게 초막 속
에 앉아 있었다. 또 호랑이 소리가 들려와 바깥으로 나가 봤었
다. 호랑이는 몇번이고 머리는 끄덕거리며 앉으며 등에 타라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등에 탔다. 묘소가 있는 부근에
서 땅을 파며 빙빙 돌더니 그 자리에 내려 놓고 사라지는 것이었
다. 그리하여 박효자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그 자리에 아버지
의 묘소를 썼다.
호랑이가 가르쳐준 자리에 아버지의 묘소를 쓰고 난 뒤 박효자
의 집안은 자손까지 번창하고 그 후엔 후손 중에서 대과에 급제

하는 사람이 속출하여 집안이 번성해 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