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민담 ▶깨어진 행복(지네부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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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청양문화원 | 등록일 | 2002-06-12 | 조회 | 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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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산골에 부지런하고 착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다. 그는 가난하여 장가도 못 갔지만 늘 쉬지 않고 산에 가서 나무 를 해다가 팔아서 홀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었다. 그날도 나무 꾼은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그런데 이 날은 어쩐 일인지 아 무리 깊이 들어가도 나무를 할만한 곳이 없었다. 이래서 나무꾼 은 자꾸 숲 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한번도 와 보지 못한 산골짜기 에 이르렀다. 그는 지게를 벗어놓고 옆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물로 먼산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탄식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일을 해도 가난을 면치 못하고 나이가 스물이 넘도록 장가도 못가니 이렇게 살아 무엇을 할까" 나무꾼은 어디선가 꼭 보름달처럼 잘 생긴 여자 하나가 나타나서 나무꾼에게 무슨 일 이 있기에 그처럼 땅이 꺼지게 한숨을 짓고 있습니까? 학 아주 상냥하게 물었다. 나무군은 뜻밖에도 이런 산 속에서 이처럼 아 름다운 여자를 만나니 가슴이 벅차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무 슨 일이 있습니까" 그는 다시 물었다. 약간 부끄러운 듯이 붉어 진 나무꾼은 더 없이 이뻐 보였다. 그러면서 나무꾼은 말만 들 은 선녀가 이처럼 예쁘리라고 생각한다. "네. 저.." 나무꾼은 말 을 하려다 여자가 너무 아름다워 거기에 정신이 팔려 말려 말을 못한다. 그러니까 여자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네 알았어요 장가 를 못가서 그러시죠" 아니 그럿을 어떻게 나무꾼은 귀중한 보물 을 감추려다가 들킨 사람처럼 멍하게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러니 까 이 여자는 아까처럼 싱글싱글 웃으면서 "아까 혼자 말씀하시 는 것 다 들었어요" 나무꾼은 얼싸 좋다고 그 여자와 결혼했 다.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었다. 나무꾼은 너나 행복해서 이게 꿈 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다. 어느덧 산에는 몇번이나 단풍잎이 나부끼고 해가 바뀌는 동안 그들에게는 아이도 둘이나 되었다. 그 동안 그는 너무 행복햇 작기의 옛집에는 늙은 홀어머니가 혼 자 살고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어느날 나무꾼은 산이 단풍으 로 물들어 온통 단풍잎이 나부끼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다가 어디 선지 갈가마귀 떼들이 저의 집을 찾아 날아가는 것을 보고 집 생 각이 문득 낫다. 아 그러고 보니 어머님 곁을 떠나오 ㄴ지가 벌 써 몇 해가 지났구나 어머니는 혼자 어떷게 지낼까 혹시 병이나 나시지 않았는지 혹시 그 동안 돌아가시지나 않았는지 그느 ㄴ이 렇게 생각하다가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저녁상을 물리고 나서 아내에게 집에 다녀와야겟다고 이야기를 했다. 아내는 나무꾼의말을 듣더니 서방님 지금까지 혼자 참고 살왔으니 이왕이면 아들을 하나만 더 낳거든 다녀욋ㅂ시오 하고 무엇인가 근심어린 빛으로 말했다. 그래도 좋지만 벌써 삼년이 나 어머니를 뵙지 못하였느데 그동안 돌아가시기라도 했다면 어 떻게 하겠소 어머님으 ㄴ아직 정정하실 거예요 이년만 더 있다 가 아들이 하나 더 생기면 모두 같이 돌아가 사는게 좋겠어요 이 말을 들은 나무꾼은 제자리에서 펄쩍 뛰고 말았다. 이년이라니 말이 되나 그느 ㄴ한시가 바쁘다고 생각했다. 그랫 아내가 그처 럼 말리는데도 그는 홀연히 산속에서 집으로 가려했다. 그의 아 내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남편을 보내며 그렇다면 다녀오세요 그 러나 잡에 다녀올때 어떤 산기슭에 이르면 바느시 뒤에서 닥이 우는 소리가 들릴테니 절대로 뒤를 돌아다보지 말고 곧장 집으 로 오세요 하고 타일렀다. 나무꾼은 아내의 말을 듣고 그러겠노 라고 대답을 한 뒤에 집으로 갔다. 어머니는 무사히 계셨다. 나 무꾼은 지금까지 있었던 이양기를 하고 앞으로 아들 하나마 ㄴ 더 낳으면 모두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모실테니 이년만 참아 달라고 이양기를 한 다음 그는 다시 산속에 잇는 아내한테로 발 을 옮겼다. 그는 또 산에 있는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산에서 내 롱때 처럼 정신없이 발길을 재촉했다. 한참 산기슭을 넘아가려나 까 뒹 웬 닭이 성급하게 꼬꼬택 ! 꼬꼬...하고 울어댔다. 나묵누 은 자기 아내가 구처럼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하던 말도 잊 고 그만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디시 집으로 돌아왓다. 그런데 이게 원 일인가 집은 온데간데없고 집이 있던 자리에는 집채만한 바위 덩 이만 타다 남아 았는게 아닌가. 이게 어찌된 일이지 그는 와락 겁이 났다. 그런데 그 바위옆에는 나무 기두안한 지네가 아이들을 안고 눈물 을 찌걱지걱 흘리고 있었다. 나무꾼은 겁이나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려니까 여보 내가 그처럼 부탁을 했는데도 뒤를 돌아보다 니 하고 그는 더듬 더듬 이양기를 시작했다. 아까 그 닭은 나무 군의 아버지가 죽어서 닭이 된 것이락 하면서 자기는 본래 지네 인데 아이들 셋만 낳으면 가슴둘에 있는 지네 띠를 벗고 완전한 사람이 되는데 아이를 낳기 전에 닭을 보아서 이제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지네와 닭은 옛날부터 서로 미워했기 때 문에 부정이 탔다고 말하고는 이젠 모두 끝났다고 말한 뒤에 지 네는 아이들을 거기 두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나무꾼은 지난날이 무척 후회되었다. 그러나 한번 가진 행복을 다시 찾을 수는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