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민담 ▶정신없는 사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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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청양문화원 | 등록일 | 2002-06-15 | 조회 | 7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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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옛날 어느 곳에 아주 정신이 없는 사람이 있었다. 어찌나 잘 잊 어 먹는지 자기 성조차 잊어 버리는게 일쑤였다. 그랫 그이 아내 는 여러 가지로 궁리하다가 남편의 옷고름에다 배를 매달아 주엇 다. 언제든지 그것을 보면 "배"씨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어느날 손님이 왔다. 그는 얼른 옷고름을 봤다. 옷고름에는마침 매달았던 배가 떨어지고 꼭지만 달려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얼른 "내 성은 꼭지요" 하고 말했다. 하하하. 『2』 정신없는 사람이 하루는 이웃에 사는 친구와 같이 금강산으로 구 경을 갔다. 그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한곳에 가니 바위에 서 벌꿀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것을 보자 욕심이 많은 친 구 하나가 정신없이 뛰어가 머리를 바위틈에 쑥 들이밀어 꿀을 빨아먹고 있었다. 그런데 같이 간 다른 친구 하나는 좀 포악한 사림이었는데 욕심 많은 친구가 하는 짓을 보고느 못마땅해서 두 다리를 힘껏 잡아 당겼다. 그랬더니 욕심 많은 사람의 목이 바위틈에 끼어 나오지 않고 몸뚱이만 떨어져 나왔다. 정신없는 사람이 이것을 보 고 "이 사람아 아까 올때도 머리가 없었던가" 하고 말했다. 허허 허. 『3』 하루는 정신없는 사람이 길을 걷게 되었다. 옛날에는 담뱃대를 손에 들고 다녔으니까 정신없는 살아도 담뱃대를 들고 길을 걸었 다. 그런데 길을 걸을 때마다 손이 앞으로 왔다. 뒤로 갔다 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담뱃대도 손을 따라 앞으로 왔다 뒤로 갔다 했다. 정신없는 사람은 손이 뒤로 가서 담뱃대가 보이지 않 으면 ""아이고 내 담뱃대 어디 갔지"하다가 담뱃대가 보이지 않 으면 "아 여기 있구나 "했다. 이렇게 담뱃대가 보였다 안보였다 할 적마다 정신없는 사람은 "아이고 내 담뱃대 어디 갔지" "아 여기 있구나" "아이고 내 담뱃대 어디 갔지" "아 여기 있구나 "하면서 길을 걸었다. 후후후. 『4』 이렃게 길을 거다가 보니까 덥기도 하고 다리도 아파서 쉴곳을 찾다가 때마침 맑은 시냇물이 보였다. 정신없는 사람은 그 곳으 로 가서 갓과 옷을 벗어 나무에 걸어 신을 벗어 바위 위에 놓고 물로 들어가 목욕을 했다. 한참 목욕을 하다가 나무에 걸린 자 기 옷과 갓을 보았다. "아니 저기다 누가 갓과 옷을 벗어 놓았을까 옳지 내가 입어야겠 다" "이 사람은 물에서 나와 옷을 입다가 비위 위에 놓인 신도 보았 다. " 어느 놈이 여기다 이렇게 신도 벗어 놓았네" 정신없는 사람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오늘을 정말 재주가 좋아 횡재를 했다고 빙그레 웃었다. 『5』 정신없는 사람은 다시 길을 가다가 스님을 만나 같이 걷게 되었 다. "어디 사는 스님이오" 정신없는 사람이 먼저 물었다. "태사고에 있는 중이오" 스님은 정중하게 대답했다. "태고사에 있는 스님이라" 정신없는 사람은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다가 다시 물었다. "어디 사는 스님이오" "태고사에 사는 중이오" 한참을 가다가 그는 또 물었다. 스님은 그 때마다 어디 있는 중 이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길을 가면서 자꾸 물어댔다. 스님은 참 별 사람이 다 있 다고 생각하다가 좀 모자란 사람 같아서 놀려 주고 싶었다. 그대 마침 해가 저물어 어는 주막으로 들어가서 하루 저녁 머물 게 되엇다. 스님이 새벽녘에 잠이 깨어 보니 정신없는 사람은 그야말로 정신 없이 자고 있었다. "옳지 좀 곯려 주어야겠다" 스님은 이 사람 머리를 박박 깎고 자기가 섰던 모자를 씌우고 자 기다 입던 옷을 모두 정신없는 사람에게 입혔다 그리고 정신 없 는 사람이 입었던 옷은 스님이 입고 정신없는 사람이 쓰던 갓까 지 쓰고 주막을 훌훌 나와버렸다. 날이 새자 정신없는 사람이 일 어나 방을 휘휘 둘러보고는 "어라 이것봐라 스님은 여기 있는데 나는 없네 도대체 스님은 여기다 두고 나는 어디로 갔을까 나를 찾아야지 나를 찾아야지 하고 그는 정신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