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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 ▶퉁소 불던 선비 게시판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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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민담 ▶퉁소 불던 선비
작성자 청양문화원 등록일 2002-06-20 조회 752
첨부  
 

옛날 어느 곳에 한 선비가 살고 있었다. 그는 못 근처에 정자를 

짓고 홀로 살고 있었다. 그의 취미는 퉁소를 부는 것이었다. 달
밝은 밤 그는 못 옆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서 곧잘 퉁소를 불었
다. 그러면 그 퉁소 소리는 은은하게 아랫마을까지 울려 퍼져서
마을 사람들은 잠시 퉁소 소리에 잠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퉁소 부는 선비라고 불렀다. 그만큼 그는 퉁소를 잘 불었
다. 그 날도 달이 몹시 밝은 밤에 그는 못가에서 퉁소를 불고 있
었다.
"삘릴리. 삘리..."
한참 흥겹게 퉁소를 불고 있을때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만큼 아리따운 아가씨가 한분 서있었다.
"아가씨는 누구요" 하고 물었다.
"저는 이곳을 자나다가 퉁소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들렸습니다"
하고 아가씨는 퉁소 소리에 정신이 팔린 듯 아직도 물끄러미 통
소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선비는 이런 아가씨가 마치 선녀처럼 보였다.
"아가씨의 고향은 어디요"
"저는 집도 없고 부모도 없는 몸입니다"
"그럼 아가씨는"
아가씨는 선비의 물음에는 더 대답하지 않고 통소를 한 곡조 더
들려 달라고 했다.
선비는 아가씨가 너무 아름다워 말을 더 못하고 퉁소를 불었다.
그러자 아가씨는 통소 소리에 도취되었다. 선비는 아가씨가 이렇
게 통소 소리에 넋을 잃고 있는 모습을 볼때 더 없이 즐거웠다.
아가씨를 위해 그는 목이 아픈 주도 모르고 밤새도록 통소를 불
렀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날이 새었다.
"선비님 저는 이제 통소 소리를 듣지 않고는 살 수 없겠어요 죄
송한 말씀이지만 저를 선비님 곁에서 살 수 있도록 해 주십시
오" 아가씨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불쑥 이런 소리를 했다. 선
비는 그렇지 않아도 티없이 맑고 아름다운 이 아가씨를 놓치기
싫었는데 이런 소리를 듣더니 더 할 수 없이 행복했다. 그들은
곧 부부가 되었다.
선비는 날마다 통소를 불었다. 그럴 때마다 아가씨가 만족해하
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행복했다. 어느새 해가 바뀌어 봄이 오고 뜨거운 뙤약볕
이 내리쬐는 여름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가 오지 않았
다. 마을 사람들은 벌써 몇번이나 기우제를 지냈지만 비는 좀처
럼 내리지 않았다. 산에는 풀과 나무가 마르기 시작하고 못도 마
르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드은 모두 아우성이었다.
''하느님이 땅이 마르는 것도 못보나 체"
농사짓는 농부들이 모두 이렇게 하늘을 원망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더 애가 타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리따운
아가씨였다. 그녀는 날로 가뭄이 심해질 대마다 몸이 마르고 얼
굴이 초췌해질 정도로 가슴을 태웠다. 이것을 본 선비도 애가 탔
다.
그런 어느날 밤 아가씨는 몰래 집을 나갔다. 선비는 그처럼 사랑
하던 아가씨가 온데간데 없어지자 그만 정신이 나가고 말았다.
그는 통소 부는 것은 물로 끼니도 잊고 아가씨를 찾아 헤매었으
나 아가씨는 어디를 가도 없었다. 그는 그럴것이 이 아가씨는
못 속에 살고 있는 용이었는데 선비의 퉁소 소리가 너무 아름다
워 그 소리에 넋을 잃어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용이 못
속에 사련서 이 세상에 비를 내리는 일를 맡고 있었다. 용이 선
비와 결혼을 하여 이 세상에 살게 되었으니 비가 올 수가 없었
다. 아가씨는 그것을 더 볼수가 없어서 못속으로 다시 들어간 것
이다. 아가씨가 보이지 않은 이튿날부터 비기 내리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단비가 내린다고 즐거워했으나 선비는 슬픔만 더
해갔다.
"아 아가씬 어디로 갔을까 아가씬 어디로 갔을까"
그는 미친 사람처럼 이렇게 외치다가 통소를 불기 시작했다. 그
래야만 견딜 것 같았다. 그는 비를 맞으면서도 통소를 불며 못
을 돌다가 문득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선비님 전 여기 있어요. 슬프게 여기지 마셔요"
가만히 보니 그것은 못 속에서 들렸다. 그는 그 소리를 듣자 그
만 못 속으로 풍덩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 뒤부터 마을 사람들은 통소 쇨를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비오는날 못가를 지나가면 선비와 아가씨가 못속에서 사람을 속

삭이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