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12년(1430)9월24일 도순찰사 최윤덕(崔閏德)이 비인읍성의
축조 보고를 하고 있는데, 매우 자세하여 흥미롭다. 그 내용을
보면 비인은 왜구들이 가장 먼저 발길을 들여놓는 지대인데, 비
인읍성은 평지에 위치하여 있어 성터로 맞지 않고 또 잡석을 흙
과 섞어서 축조한지라 보잘 것이 없고 좁은데다가 또한 우물과
샘마저 없으니, 실로 장기간 보전할 땅이 아님을 지적한다. 그리
고 비인현 죽사동(竹寺洞)의 새 터가 삼면이 험준한 산을 의지하
고 있고 그 내면도 넓고 샘물도 또한 풍족하여 읍성을 설치하기
에 마땅할 뿐 아니라, 본 현과의 거리도 1리밖에 되지 않아서 진
실로 옮겨 가고 오는 폐단도 없으니 새터에 본도 중에서 벼농사
가 잘된 각 고을에 적당히 척수를 안배해 주어 10월 부터 역사
를 시작하게 하고, 감사와 도절제사로 하여금 그 축조를 감독하
게 하라고 건의한다. 이 기사는 비인읍성의 이건 사실을 알려주
는 중요한 기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