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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곡이달의 지혜 게시판 상세보기

[홍성문화원] - 민속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손곡이달의 지혜
작성자 홍성문화원 등록일 2004-07-09 조회 655
첨부 gif 홍성문화원.gif
저 홍성 군청 뒤 가서 보시면 손곡 이달 비가 있어. 그 으른이
구항 양반이거든. [채록자 :
그 분이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스승이잖유. 그렇지. 그 으른
의 아버지가 요 구항서 살으셨
거든. 구항 황곡리인가 오디서 살으셨넌디 가정이 어렵단 말
여. 홍성으루 나무 장사를 늘
허러 댕겼단 말여. 식전이면 나무를 지구서 꼭 홍성을 댕기시넌
디 오떤 집을 갖다 주느냐면
홍성군에 다니는 아전 집에를 갖다 주거든. 아전 집에를 꼭 갖
다 주넌디 그 양반이 아버지
가 돌아가셔서 상중이여. 상중인디 그러니께 3년간 내침을 안
허셨단 말여. 삼 년간 안방엘
들어가지를 안했어. 그러구서 탈복을 허구서 안방에 들어갔어.
그러자 인저 괄시를 받는 겨.
"당신 삼 년간 안방에는 들어 오지두 않더니 뭐허러 들어 왔
소?"
그런디 꿈은 기맥히게 잘 꾸었거든. 저녁이. 그러니께 사랑방
이 있다가니 내침을 했넌디
그 거절을 당했단 말여.
"에이 빌어먹을 거 부애가 나넌디 나무나 지구 간다." 구.
나무를 지구 가넌디 아주 추울 땐디 나무를 지구 가서 인저 아
전네 집이 가서 문 열어 달
라구 소리를 질렀네. 그러니께 그 안이서 단속것 바람으루 나오
더니
"아니 이생님 오째 이렇게 일찍 오셨슈? 오니 땐 줄 알구 일
찍 오셨슈?"
그러니께 닭 울 때 쯤 갔던 모양이지.
"얼른 들어 오슈. 얼른 들어 오슈."
그래서 들어갔거든. 들어가서 보니께 쥔이 웂어.
"쥔이 오디 갔소?"
허니께 원 있넌디 들어 갔다구 헌단 말여.
"원제 오나유?"
"메칠 걸릴 걸유."
헌단 말여. 원내에 들어갔으니께 메칠 걸릴 게라구 그러멘서
따뜻헌 아랫목으루 들어오라
구 이불을 걷으멘서 들어오라는 겔쎄. 그래서 들어가서 따뜻한
아랫목에 들어누워 있으니
께 무슨 생각이 났었던지 인저 부인두 그렇구. 부인두 들어오라
구 헐 적이는 이상헌 생각
이 들어서 그랬던 거 아닌가베. 그래 인저 거기서 작살을 했
어. 작살을 해서 낳은 게 손곡여.
이달.
그런디 그 아전은 자기 아들인줄 아네 그런 줄 안단 말여. 그
런디 동헌에 들어갈라먼 쪼
끔 컸으니께 꼭 따라 들어가거든. 일곱 살인가 여덟 살인가 그
손곡이 나이가 그렇게 들었
을 땐디 송사가 들어왔단 말여. 송사가 들어 왔넌디 베 올리는
돌겻으루(베 짤 때 쓰는 십
자 모양으로 된 도구) 메느리를 때렸넌디 메느리가 죽었어. 그
게 송사여. 그런디 수사를 해
서 지은 죄를 뭐 할려면 기록을 해야 헐 텐디 이거 지금 원이 뭐
라구 기록을 해야 헐지 갈량
을 뭇허겄단 말여. 그런디 손곡 그 양반이 허는 얘기가
"아버지 뭐땜이 그러슈?"
손곡이 노다지 원이 들락거리니께 아무나 보구 아버지라구 그
러는 겨.
"너는 알거 웂다. 알거 웂어."
그러니께
"아뉴. 저 좀 일러 주슈."
자꾸 그런단 말여.
"시어머니가 베 이렇게 올리는 돌겻으루다가 메느리를 때려
서 메느리가 죽었단다. 그래서
그 돌겻을 뭐라구 기록해야 헐지 물러서 생각중이다."
그러니께
"아 십자 승마목이라구 그러시쥬."
그런단 말여. [채록자 : 뭐라구유?]
"아 열 십자 아녀? 오를 승자 삼 마자. 삼 올리는 나무여.
승마목. 그렇잖여?"
그 소리를 듣고 원이 무릎을 탁 쳤단 말이지. 원이 그 소리
를 듣구서
"너 장래 큰 사람이 되겄다."
그랬다넌디 인저 참 증말루 한 자 일러주면 열 자를 알어 듣
구 그러거든. 기맥히게 재주가
좋아.
그런디 그 전이 갈미 김씨덜이 저기 와룡천 물이 내려 오면 시
커먼 물이 내려 와서 이게
손곡이 글씨 쓴 먹물이라구. 그거 붓 가지구 돌팍 바윗돌이다
가 쓰구 그랬다는 겨 손곡이.
나중에는 저 김삿갓 마냥 떠돌다가 강원도 워디 가서 자리를 잡
었던 모양여. 거기 가서 인저
참 훌륭헌 선생님 노릇을 허구 그런디 그거 손곡집 보먼 글 읽
는 것두 이런 사람 말허듯 헸
더라구.

* 채록 일시 : 1996. 8. 24.
* 구연자 : 이상엽(남 78세 농업 한학 수학)
* 나서 자란 곳·사는 곳 : 충남 홍성군 갈산면 운곡리
* 만나게 된 경위 및 채록 상황 : 며칠 전에 홍주 향교 전교로
있는 이건엽 씨께 옛날 이야기
를 구연할 수 있는 노인들 몇 분만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
날 이건엽 씨의 전화 연락을
받고 만나서 함께 이태규 씨 댁으로 갔다. 그 곳에 가니 이상
엽 씨와 이시우 씨도 와 있었고
조금 후에 김상덕 씨가 도착했다. 이건엽 씨 댁에서 빚은 동동
주를 마셔가며 화기애애한 분
위기에서 여러 편의 이야기를 채록하였다.
* 청중 : 이건엽 씨 외 4명
* 처음 들은 때 및 들려 준 사람 : 어려서 동네 어른에게서 들
었음.
* 구연 경력 : 동네에서 더러 했음.
* 제목 : 채록자가 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