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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명당 게시판 상세보기

[홍성문화원] - 민속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가뭄과 명당
작성자 홍성문화원 등록일 2004-07-09 조회 762
첨부 gif 홍성문화원.gif
홍성군 장곡면 광성리 3구 오서산 중턱에 자리잡은 내원사 근처
에는 우리 나라에서 세 손
가락 안에 드는 좋은 명당 자리가 있다고 한다.
조선 조 말기 흥선대원군은 자기 아버지를 좋은 명당 자리에
모시기 위하여 우리 나라에서
제일 가는 지관을 모셔다가 명당 자리를 찾아보라고 하였더니
이 유명한 지관은 전국을 돌
아다녀 명당 자리를 고른 후 흥선대원군에게 오서산 내원사 근처
에 있는 자리는 자손이 오
래오래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자리이고 가야산 기슭에 있는 자리
는 당대에 왕이 나올 수 있
는 자리이니 이 두 곳 중에 한 곳을 골라 모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대원군은 자손
이 오래오래 잘 사는 것도 좋지만 당대에 임금이 나오는 자리가
더 좋다고 생각되어 자기 아
버지를 가야산 기슭 명당 자리에 모시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대
원군의 둘째 아들이 조선조
왕에 오르니 이 분이 바로 고종 임금이시다.
이렇게 유명한 지관이 자리잡은 곳에 아버지 산소를 쓰신 대원
군의 아들이 임금이 되었다
는 것을 아는 많은 사람들은 오서산 내원사 근처에 있는 명당자
리에 자기의 조상을 모시면
후손이 오래오래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알고 누
구나 이 명당자리를 탐내
게 되었다. 그 중 경주 김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오서산 기슭
에 대성을 이루고 사는 것은 물
론 생활도 넉넉하고 학식도 높고 주민들로부터 덕망이 있는 가문
으로 이름나 있었다. 이
들 경주 김씨들은 가문회의를 열어 그들의 윗조상을 이곳에 모시
기로 하고 좋은 날을 택하
여 윗조상을 이 명당자리에 이장하고 후손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
리며 잘 살 것을 생각하니
여간 기쁜 것이 아니었다. 한편 이 명장자리에 조상을 모시고
싶어하던 백씨네 일가들은 명
당 자리를 경주 김씨에게 뺏기니 여간 화가 나고 분한 것이 아니
었다.
이렇게 몇 년이 흘러 경주 김씨 일가는 자손이 날로 번창하고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것 같
았습니다. 그러나 백씨네 일가는 가세가 기울고 자손이 괴질(怪
疾)에 걸려 죽은 일이 많았
고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었다.
어느 해 큰 가뭄이 들어 온 나라가 온통 난리 속이었다. 이
때 이상한 소문이 이 고장에 퍼
지기 시작했다. 내용인즉 오서산 명당자리에 산소를 쓰면 산신
령이 노하여 가뭄이 든다고.
물론 이 유언비어는 백씨 일가가 만들어 퍼뜨린 헛소문이었다.
오서산 기슭 일대는 다른 고
장보다 돌이 많고 큰산 밑이라 물이 무척 귀하여 다른 고장보다
가뭄 피해가 더 컸다. 이런
유언비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갔고 마침내 광성리·화계
리·오성리·신풍리 주민 대표
가 모여 상의하기를 오서산 명당 자리에 산소를 쓴 경주 김씨 산
소를 파 헤치기로 의견을 모
았다.
이 소식을 들은 경주 김씨 일가는 가문회의를 긴급히 열고 윗
조상을 원래의 자리로 모시
고 산신령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정성들여 산제를 지냈다. 산신
령의 노여움이 풀렸는지 다
음 날부터 사흘 밤낮으로 큰 비가 쏟아지고 가뭄이 언제 들었냐
싶을 정도로 곡식이 잘 되
어 가을에는 풍년가를 부를 정도로 대풍이 들었다.
그 이후부터는 이 명당자리에는 누구도 산소를 쓰지 못했다.
왜냐하면 가뭄만 조금 들어
도 오서산 기슭 일대에 사는 사람들은 누가 명당자리에 산소를
써서 산신령이 노하여 가뭄
이 든다고 괭이·삽을 가지고 와서는 이 명당 자리를 파 헤치고
하니 누구도 이 명당 자리에
산소를 쓸 엄두도 못 내었다.
지금도 이 명당 자리는 비어 있으며 가뭄이 들면 이 곳 주민들
은 이곳에 누가 산소를 썼나
파보곤 한다.
이곳에 산소를 썼던 경주 김씨들은 명당 자리에 조상을 모셨
던 효험이 있는지 자손이 날
로 번창하여 현재 오서산 기슭 일대에 많은 자손들이 살고 있으
며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
렸던 백씨 일가는 가세가 날로 기울어 이 고장을 모두 떠나 그
후손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 채록 일시 : 1995. 8. 18
* 구연자 : 박위문(남 54세 사범학교 졸업 교사)
* 사는 곳 :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원촌마을
* 나서 자란 곳 : 평안남도 성천군 흥덕면 흥덕리
* 만나게 된 경위 및 채록 상황 : 구연자는 채록자와 함께 오서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데
채록자가 우리 고장의 전설 자료를 수집한다는 말을 듣고 이 이
야기를 자필로 써서 채록자
에게 주었음.
* 처음 들은 때 및 들려준 사람 : 1980년대 초 오서초등학교
에 근무할 때 마을 노인들로부터
들었음.
* 구연 경력 : 가뭄이 들었을 때 학생 및 교직원에게 자주 들려
주었음.
* 제목 : 구연자가 말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