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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살린 개와 역재 방죽 게시판 상세보기

[홍성문화원] - 민속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주인을 살린 개와 역재 방죽
작성자 홍성문화원 등록일 2004-07-09 조회 632
첨부 gif 홍성문화원.gif
홍성 읍내에서 홍성중학교를 지나 홍동 쪽으로 가자면 고개를 하
나 넘게 된다. 그 고개
를 ''역재'' 또는 ''역치''라고 하고 고개 밑에 있는 넓은 연못
을 ''역재 방죽'' 또는 ''역치 방죽''이
라고 한다. ''재''는 고개를 가리키는 우리말이고 ''치(峙)''는 고
개를 가리키는 한자말이니 같
은 뜻의 말이다. ''방죽''은 연못을 가리키는 말이다. 홍성읍 고
암리에 있는 이 역재 방죽에 다
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온다.
옛날에 고개 아래 동네에 사는 한 농부가 장에 가는데 집에서
먹이는 개가 따라왔다. 농부
는 장에서 일을 마친 뒤에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고 거나하게 취
하여 집으로 향하였다. 역
재 마루턱에 온 농부는 잠시 쉬려고 길가 잔디밭에 누웠다가 그
만 잠이 들었다. 개는 잠자는
주인의 옆에 앉아 지키고 있었다.
얼마 후 개가 서쪽을 보니 산불이 나서 이쪽으로 타 들어오고
있었다. 개는 주인을 깨우려
고 힘껏 짖어도 보고 옷을 물고 잡아당겨도 보았지만 술에 취한
농부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어찌해야 좋을지를 몰라 주인의 둘레를 맴돌며 울부짖
던 개는 부리나케 고개 아래
에 있는 연못으로 달려갔다. 개는 연못물에 들어가 자기 몸을
적신 뒤에 다시 주인이 잠든 곳
으로 달려와 몸을 굴려 잔디에 물을 묻혀 불이 타 들어오지 못하
게 하였다. 개가 그렇게 하기
를 여러 번 되풀이하니 타 들어오던 불길은 농부가 누워 있는 곳
을 비켜서 지나갔다.
이윽고 농부가 잠에서 깨어 보니 둘레가 모두 불에 탔는데 자
기가 누운 곳만 타지 않았다.
이상하여 살펴보니 자기가 누웠던 곳의 잔디가 물에 젖어 있고
그 옆에는 개가 온몸이 물
과 땀에 젖은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잠든 사이에 일어난 일
을 짐작한 농부는 개를 끌어안
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주인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개는 조
용히 숨을 거두었다.
농부는 자기를 살리고 죽은 개를 겉옷으로 잘 싸서 연못 안의
섬처럼 되어 있는 곳에 묻어
주었다. 그리고 해마다 개가 죽은 날이 되면 먹을 것을 많이
싸 들고 개 무덤을 찾아가 제사
를 지냈다고 한다. 그 후로 사람들은 그 연못을 ''개 방죽''이라
고 하였는데 역이 생긴 뒤에
는 ''역재 방죽''이라고 하였다 한다.

* 채록 일시 : 1997. 12. 10. -구연자 : 복익채(남 59세 홍
성문화원 사무국장 중졸)
-사는 곳 : 충남 홍성군 홍성읍 내법리 298
-나서 자란 곳 : 충남 홍성군 금마면 신곡리
-채록 장소 : 홍성문화원 사무실
-만나게 된 경위 및 채록 상황 : 홍성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청
소년 민속교실]의 강사로 홍
성여고에 가서 강의를 한 뒤에 잠시 문화원에 들렀다가 채록자
가 의로운 개와 역재 방죽 이
야기를 아느냐고 물으니 중학교에 다닐 때 그 마을에 사는 외당
숙 댁에 방문하였다가 그 이
야기를 들었고 역재 방죽에도 자주 놀러갔었다면서 구연하였다.
-청중 : 사무원 아가씨 1명
-처음 들은 때 및 들려 준 사람 : 중학교 학생 때 외당숙과 외
종조부한테 들었음.
-구연 경력 : 더러 하였음.
-제목 : 채록자가 붙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