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N 게시글 풍경의유혹#54 홍성천 벚꽃길 상세보기 레이어팝업

홍성천 벚꽃길

홍성문화원 조남민

 한자에서 가로로 넓은 것을 광(, 넓을 광)이라 하고, 세로로 넓은 것을 홍(, 넓을 홍)이라고 한다. 홍성에는 홍성(洪城)읍과 광천(廣川)읍이 있으니, 지명으로만 본다면 아주 넓은 곳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홍성의 원래 이름은 홍주(洪州)였으나 일제가 강제로 이름을 변경시켰다. 2차례에 걸친 의병활동과 일제에 항거하는 뿌리깊은 충절의 정신이 스며있는 이곳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만고의 충신 최영 장군과, 사육신 성삼문 선생, 독립운동가 한용운 선생, 김좌진 장군 등이 모두 홍성에서 태어난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홍성(洪城)은 넓은 성이 있는 곳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홍주의 홍()자와 결성(結城)의 성()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홍주는 목사가 주둔하며 평택 이남에서부터 서천까지 관할하던 매우 큰 지역이었다. 충청도의 4대 큰 도시인 청주 충주 공주 홍주중에서 유독 홍주만 그 이름을 잃고 말았다. 그래서 홍성에서는 예전의 홍주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상호가 많이 남아 있다. 또한 옛 홍주의 이름을 되찾자는 운동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 승격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넓은 홍성을 가로지르는 홍성천변에는 오래전부터 지역의 한 사회단체가 가꾸어 온 벚꽃길이 봄이 되면 화려한 모습으로 피어난다. 옥암리의 하천을 따라서 오관리 홍성 시내 한복판까지 내려오는 이 벚꽃길은 도로옆에 가지런한 모습으로 하천 산책길을 뒤덮고 있어서 봄이 되면 지역주민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도 넋을 잃고 바라보는 곳이다.

 봄의 파릇한 잔디색과 벚꽃의 연한 핑크, 푸른 하늘 빛을 함께 볼수 있어서 더욱 사랑받는 다. 그윽한 아침볕도 좋고 한낮의 쨍한 빛도 좋고, 가로등 밑에서의 야경도 매우 아름답기에 하루종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천과 도로가 바로 인접하기에 누구라도 차에서 내려 접근하기 쉬운 장점도 있다.

 밤이 되면 산책길 여기저기에 돗자리를 펴고 가볍게 술 한잔 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누워서 몇 시간씩 벚꽃을 감상하기도 한다. 때에 맞추어 지역의 문화예술단체가 밤만 되면 무료 공연을 펼치는 것도 밤 나들이를 즐겁게 한다

 벚꽃이 살며시 엔딩을 고하면 건너편의 길가를 아름답게 수놓는 꽃잔디도 홍성천변의 오래된 고참이며 또한 명물이기에, 빼 놓으면 섭섭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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