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태안향토문화연구소] '신세철' 소장과 제4대 임원 새롭게 출발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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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태안문화원 | 등록일 | 2019-04-11 | 조회 | 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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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향토문화연구소’ ‘신세철’ 소장과 제4대 임원 새롭게 출발하다
지난 4월 10일. 태안문화원에서 열린 태안향토문화연구소 임원선출 회의를 통해 신세철 소장을 비롯한 4대 임원진(부회장 이영희, 감사 문연식, 권문선)이 꾸려지면서 태안 지역의 향토문화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태안향토문화연구소는 1979년에 설립되어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1988년 ‘향토문화(현 태안문화)’를 창간해서 매년 꾸준하게 학술연구 논문과 자료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30여 권의 발간자료를 통해서 지역문화, 전설, 지명, 인물, 문화재, 교육, 독립운동, 동학사 등, 다양한 지역문화 원천자료를 발굴해서 태안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하는 실마리를 제공해 왔습니다. 태안향토문화연구소는 초대 박춘석 소장을 비롯하여 2대 정동협 소장, 3대 정우영 소장을 거치면서 꾸준한 연구와 회원영입으로 3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회원층의 부족으로 활동적인 현장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신임 신세철 소장은 젊은 회원영입과 어려운 향토사가 아니라 군민들과 친숙한 생활문화로서의 향토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임 신세철 소장님의 취임 향토연구회에 애정이 담긴 인사말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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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느리게 건너가는 사공의 마음으로 ……
신 세 철(청산수목원장) 임기 2019.4.10.~2021.4.9.
이 각별한 자리에서 평소 존경하는 태안향토문화연구소(泰安鄕土文化硏究所) 선생님들과 회원님들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초야(草野)에서 은자(隱者)로 살아왔기에 세상과 엮이는 것을 싫어하는 정서로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은 세운(歲運)이 안 좋았던지 월운(月運)이 별스럽지 않았는지 엮이고 말았습니다. 회원님들의 기대만큼 엮인 이상 성심을 다해 보겠습니다. 태안에는 17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170여 개의 단체 중 태안향토문화연구소는 어느 좌표(座標)에 있는가? 무슨 일을 하여야 하는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생각해 볼 때입니다. 산에 오르면 건넛산이 보입니다. 건넛산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산들이 있습니다. 희미한 산 너머 보일 듯 안 보이는 산들이 있습니다. 군민들께서 태안향토문화연구소를 인지하고 소통하시기를 보일 듯 안 보이는 산만큼이나 생각하고 계시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란 듣고 싶은 얘기만 골라 듣고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보일 듯이 안 보이는 산 하나……태안향토문화연구소가 1979년부터 40여 년 동안 태안의 묻힌 역사와 문화를 수집· 발굴· 보존· 전승하면서 태안의 문화적 자양(滋養)을 키워 왔습니다. 그래서 태안의 종가(宗家)는 태안향토문화연구소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태안은 국가의 중원문화(中元文化)가 소통되지 않는 변방입니다. IMF가 왔는지 갔는지 모르는 지역, 기적소리를 들으려면 백 리 밖으로 가야 하는 지역, 고속도로가 닿지 않는 지역으로 420㎞의 해안선은 문화 유입 차단의 울타리 구실을 하였습니다. 태안이 전국 농촌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취락구조(聚落構造)에서 집촌(集村)보다는 산촌(散村)이 발달하여 가옥 간의 거리가 몇백 미터씩 떨어져 있어 문화의 생성과 융복합이 척박한 토양이라는 점입니다. 척박한 토양에 향토문화연구소를 세우고 이끌어 오신 여러 선생님의 노고와 앞에서 이끌었던 박춘석(朴春錫) 선생님, 정동협(鄭東協) 소장님, 정우영(鄭宇永) 소장님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향토학은 지역학입니다. 지역학을 몇십 년 조명하고 연구하다가 보면 바닥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향토연구소들은 리바이벌하기, 덧씌우기, 자기 지역 지상 최고주의 고집을 부립니다. 이런 형태들은 향토 사학의 맹점(盲點)이며 건너야 할 강이요, 넘어야 할 산맥입니다. 이제는 향토사가 과거의 정치사나 이미 다뤄진 기록물 중심에서 벗어나 수많은 민초들이 이 풍진 세상에서 살아온 생활사가 현재와 접목되고 미래지향적 자원의 가치로 활용하고 전개되어야 합니다. 향토문화지(鄕土文化誌)도 그런 방향으로 발을 옮기고 싶습니다. 향토문화연구소를 구성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거의 공직에 몸을 담았던 분이 많습니다. 넓은 세상을 경영하여 체험과 경륜이 대단하시어 포라만상(抱羅萬象)에 경륜천지(經綸天地) 하셨습니다. 또한, 학문이 하늘을 뚫었습니다. 상통천문(上通天文)하고 하달지리(下達地理) 하시어 든든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는 농사(農事)꾼 입니다. 흙에 씨앗을 묻고 이삭을 걷으면서 검은 고무신 한 켤레로 세상을 버티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무엇을 알겠습니까? 선생님들께서 태안의 종갓집 큰아버지로, 당숙으로, 종갓집 큰어머님으로, 고모님으로 태안 향토문화발전의 힘이 되고 길이 되고 뜻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동양학(東洋學)에 잠사각(蠶四角)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누에가 고치 안에만 있으면 죽습니다. 고치를 갉아먹고 밖으로 나와야 살 수 있습니다. 태안향토문화연구소가 잠사각에 걸리지 않는 비법이 있습니다. 주변에 똑똑한 젊은이들 한 명씩 데려다주시면 절대 잠사각에 걸리지 않습니다. 봄날은 가고 있습니다. 태안의 기해년(己亥年) 봄날은 속절없이 가고 있습니다. 봄날은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다음 계절 여름이 아니라 조후(調候)가 같아지는, 조후가 같아져 봄의 동질성을 느끼는 내년 경자년 봄을 향해 속절없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봄날은 아쉽고 빠르게 지나갑니다. 경자년(庚子年) 봄에도 선생님들 더욱 강건하시고 더욱 다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회원님들을 모시고 한 시대를 느리게 건너가는 사공으로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태안을 사랑하여 주십시오! 사랑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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