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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문화원] - 지명 및 전설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남면] 절간에 든 도둑 잡은 부처
작성자 태안문화원 등록일 2016-06-14 조회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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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면] 절간에 든 도둑 잡은 부처

남면 몽산리 하면 몽산포해수욕장이 떠오른다.

긴 모래밭이 펼쳐져 있고 해안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아주 적격이다.

경관이 아름다워 절경을 이루고 있는 데다 탁 트인 망망대해에
옹기종기 떠 있는 섬들 또한 빼어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옛날 이야기다.

몽산리에는 인가가 제법 많아서 촌락을 이루었는데, 마을 사람들
이 모두 부지런히 바다와 논 밭에서 일을 하여 살림이 넉넉한 마
을이었다. 어느 날 이 동네의 한 젊은이가 바닷가로 낚시를 하
러 나갔다가 이상한 물체가 물에 둥둥 떠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물건은 언뜻 보아 꼭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젊은이
는 큰 물고기가 아니면 고래의 시체려니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해변에는 이따금 그와 같은 것들이 떠올라 구
경 거리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까이 온 그 물건은 뜻
밖에도 돌로 만든 큼직한 부처였다.

젊은이가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보니 그것은 분명 돌부처였다.

이것은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나무로 만든 부처라면이야 응당 물 위에 떠오르는 것이 당연하
다 하겠지만 돌로 만든 것이라는 데에는 저윽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럴 수도 있는가!” 젊은이가 이상히 여기고 있는 동
안 어느새 썰물이 되어 모래밭이 드러났고, 물에 떠 온 돌부처
는 모래밭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젊은이는 돌부처가 있는 곳으
로 갔다.

그리고는 돌부처를 손으로 들어보았다.

그러나 돌부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너무 무거웠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거운 돌덩이가 어떻게 물에 떠 왔을까? 그게 젊은이로
서는 이상했다.

젊은이는 다시 돌부처를 들어보았다.

매 한가지였다. 젊은이는 이 이상스런 일을 동네로 돌아와서 사
람들에게 말했다.

모두 젊은이의 말을 못믿어 했다. “돌부처가 어떻게 물에 뜨
나?” “자네가 나무로 만든 것을 잘못 본거야.” “아닙니다.

그렇게 못믿으시겠거든 직접 가 보십시오.” 젊은이가 하도 진지
한 표정으로 말하자 동네 사람들이 바닷가로 몰려갔다.

과연 거기에는 돌부처가 반듯이 누워 있었다.

하얀 빛을 띄운 돌부처는 크기가 사람의 몸보다 더 커서 굉장히
무거워 보였다. 구경하던 젊은이 한 사람이 팔을 걷고 나서며 말
했다.

이 젊은이는 동네에서 힘 깨나 쓴다고 소문이 나 있는 사람이었
다. “저 돌부처가 그렇게 무거운가? 내가 한 번 들어볼까?” 그
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돌부처에게 달려들어 들어올려 보았다.

그러나 돌부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젊은이는 다시 힘을 모아 들어보았으나 돌부처는 요지부동이었
다. “내 뭐랬나.

보통 무거운 것이 아니라니까.” 젊은이가 젖먹던 힘까지 다해
끙끙거리며 애를 썼지만 모두 허사였다. “같이 들어보세.” 젊
은이 몇 사람이 돌부처에게 다가가 힘을 합쳐 들어보았으나 역
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별일이구먼.

언뜻 보아 쌀 두 가마정도 무게로 밖에 안보이는데, 여럿이 들어
도 안들리니 도대체 이 부처는 무엇으로 만든게야?” 그 때 뒷쪽
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젊은이 한 사람이 있었다.

이 청년은 남보다 몸이 허약해 보였고 힘도 하나도 없어 보였는
데 이 청년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내가 한 번 들어볼까?”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까르르 웃었다. “아니, 이 사람아.

우리 대여섯 사람이 들어도 안되는데 자네가 혼자 들어? 진작 그
만 두게.” “그만 둘 때는 그만 두더래도 한 번 들어나 보겠
네.” 이렇게 만한 청년은 돌부처 앞에 가서 가만히 들어 올렸
다.

마치 가벼운 젓가락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었다.

이 모양을 보자 사람들의 눈이 둥그래졌다.

참으로 이상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수 천근이나 될 법한 그 돌부처를 가장 약한 젊은이가 가볍게 들
어올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저 사람이 요
술을 부리나?” 사람들이 그저 멍하니 서 있는데 젊은이는 부처
를 안아 모래밭 밖으로 가져다 놓았다.

그러면 이 젊은이는 어떤 사람인가. 돌부처를 가볍게 들어 올린
이 젊은이는 이 동네에서 효자로 이름이 나 있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이 청년은 마음이 착하고 너그럽고 효성
이 지극하여 어느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모범 청년이었다.

이 청년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꿈속의 상황이 지금과 똑같아서
자기가 꿈속에서 돌부처를 들어본 대로 재연해 본 것 뿐이었다.
“돌부처도 효자를 알아보는구나.

이 돌부처는 영험이 있는 돌 부처야.

동네로 모셔다 놓아야겠다.” 나이 많은 이 마을 촌장이 이렇게
말하며 젊은이들에게 돌부처를 동네로 옮기도록 당부하였다. 촌
장의 지시대로 젊은이들은 돌부처를 들고 가려고 다시 들어보았
지만 다른 사람의 힘으로는 막무가내였다. “자네가 다시 들어야
겠네.” 이렇게 해서 효자가 다시 돌부처를 어깨에 메고 동네를
향하여 걸었다.

그 뒤를 동네 사람들이 따랐다.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던 촌장이 말했다. “부처를 모시자면 사찰
을 건축해야 해.

우리 마을 청계산 소목골이 절터로는 제격이야.

거기다가 절을 세우세.” 촌장의 말을 듣고나자 다시 젊은이가
돌부처를 어깨에 메고가고 사람들은 그 뒤를 따랐다.

사람들은 돌부처의 뒤를 따르면서도 누구 하나 입을 열지않고 묵
묵히 따갔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 돌부처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했다.

정말로 영험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연일까 하지만 아무도 들
지 못하던 돌부처를 효자가 혼자 들고 지금 동네로 가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예삿일이 아니라는 생각들이었다. 이러한 부처를
앞에 모시고 가는 터라 행여 말을 잘 못하고 행동을 잘못하여 부
처님의 노여움이라도 사는 날에는 무슨 재앙이 내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입을 꼭 다문 것이었다. 청계산 소목골까지는 한
참 가야 한다.

어느덧 산그늘이 내리고 있었다.

돌부처를 메고 가는 청년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바다에서 불
어오는 바람이 씻어 주고 있었다.

사람들이 거의 소목골까지 왔을 때였다. “좀 쉬었다 가야겠어
요.” “무거운가?” “예.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다리가 떨려 한 발자국도 옮길 수가 없네
요.” “그렇다면 쉬어가세.” 젊은이는 돌부처를 산비탈에 있
는 밭두둑에 내려놓고 땀을 닦았다.

사람들도 그늘을 찾아 쉬었다.

그렇게 담배 한대 거리쯤의 시간을 쉬고는 다시 가려고 일어섰
다. “자, 조금만 더 가면 되네.

다시 돌부처를 메게나.” 촌장의 말에 효자 젊은이가 돌부처를
들어 어깨에 메려 하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지금까지 가볍게 메고 왔던 돌부처가 꼼짝
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젊은이가 아무 힘을 썼지만 돌부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왜
그러는가?” “이상한데요!” “뭐가?” “꼼짝도 안해요.” 젊
은이들이 돌부처 앞으로 우루루 몰려갔다. “우리 모두 힘을 합
쳐 들어보자.” 그러나 어림도 없었다.

이 광경을 찬찬히 보고 있던 촌장이 다시 말했다. “그만들 두
게, 여기가 바로 절을 지을 자리야.

이 부처님은 지금 그것을 말해주고 있어.

그러니 이 밭에다 터를 닦고 절을 세 워 부처님을 모시세.” 이
렇게 하여 다음 날부터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절을 짓기 시작했
다.

절은 여러날이 걸려 지어졌다.

그리고는 돌부처를 절 중앙에 있는 방에 모셔놓았다.

돌부처를 방으로 옮길 때는 효자청년이 혼자 들고 방으로 옮겼는
데 아무 까다로움없이 가볍게 옮김으로써 보는 사람들에게 부처
님의 영험을 증명해 보였다. 이렇게 되자 동네 사람들은 무슨 궂
은 일만 있으면 부처님에게 소원을 빌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들도 절에 와서 부처님께 절을 하고 기
도를 하면 영낙없이 자식을 얻을 수 있었다. 절을 지었으니 스님
이 절에 살았음은 물론이요, 그 수도 여러 명이었다.

부처님의 영험을 얻으려는 많은 사람들이 인근 각처에서 모여 들
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 절의 이름을 죽사(竹寺)라고 했다
하는데, 왜 죽사라는 이름을 붙였는지에 대해서는 전해져오는 바
가 없어 아쉽다. 여러 해의 세월이 흘렀다.

죽사의 부처는 그 영험이 날이 갈수록 더해져 갔고 이 절은 점
점 유명해졌다. 그러던 어느 해 이 죽사에 도둑이 들었다.

모두 잠든 사이에 도둑이 든 것이었다.

가져갈 만한 물건이 없는가하고 도둑은 절 구석구석을 더듬었다.

하지만 신성한 절 안에 값나갈 만한 물건이 있을리 없었다.

방마다 걸려 있는 것이라곤 중의 장삼과 그들의 꾀죄죄한 일상
의 용품들 뿐이었다.

도둑이 가져가봐야 아무 쓸모없는 물건들이었다. “젠장, 아무
리 절간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궁할 수가 없군.

듣 는 말로는 사람이 많이 모인다기에 부자절인 줄 알았더니 이
게 뭐람.” 도둑은 투덜거리더니 부엌으로 들어갔다.

부엌 역시 값나갈 만한 물건이 있을리 없었다.

도둑은 구석구석 살피다가 부뚜막에 걸려있는 가마솥(밥솥)을 보
았다.

이 가마솥은 절간의 식구들이 취사용으로 쓰는 것이었다. “이것
이라도 가져가자.” 도둑은 가마솥을 번쩍 들고 문을 나왔다.

그리고 누가 볼세라 조심조심 문을 닫고는 산길이 나 있는 쪽으
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누군가가 뒤에서 자꾸 따라오는 것 같은 느
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 발자욱을 떼어놓고 뒤를 돌아다 보고 또 한 발자욱을
떼어 놓고 뒤를 돌아다 보고 하면서 걸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다 볼 때 마다 따라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
다. “내가 왜 자꾸 겁을 먹는 걸까.

아무도 따라오는 사람이 없는 데.” 도둑은 이런 생각을 하며
솥이 무거워 잠깐 쉬어 가기로 했다.

솥이 무거운 것은 당연했다.

여러 식구들의 밥을 짓기 위해 큼직하게 무쇠로 만든 솥이었으
니, 힘이 센 도둑이었기에 그나마 들 수 있었지, 힘이 약한 사람
이면 전혀 들 수도 없는 것이었다. “쉬었다 가자.” 도둑은 솥
을 내려놓고 땀을 닦았다.

그리고 잠시 앉아 있으려니 졸음이 왔다.

무거운 것을 메고 산길을 달렸으니 피곤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
다.

도둑은 잠을 이기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얼마쯤 잤을까, 도둑이 눈을 떠보니 어느덧 동녘이 밝아올 무렵
이었다.

새벽이 가까이 온 것이었다.

도둑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물어물하다 가는 잡히고 만다는 생각에 그는 부시시 일어나 다
시 솥을 들었다. “이번에는 머리에 이고 가자.” 도둑은 솥을
머리에 이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절 안으로 옮겨진
다. 마침 염불을 하기 위하여 주지승이 일찍 일어났다.

먼동이 틀려면 아직 시간이 남은 새벽이었다.

주지승은 세수를 하기 위하여 두멍(큰 물항아리)의 물을 바가지
로 뜨고 있었다.

그런데 웬녀석이 솥을 머리에 이고 부엌안을 빙빙 돌고 있는 것
이었다.

그 도둑은 주지승이 들어온 것도 모르고 빙빙 돌기만 했다.

주지승은 섬뜻한 생각이 들어 몸을 낮추고 가만히 살펴보니 처음
보는 위인이 부뚜막에 걸려있던 가마솥을 머리에 이고 돌고 있
는 것이었다. 주지승은 틀림없는 도둑이라고 생각했다.

주지승은 가만히 나와서 자고 있는 중들을 깨웠다. “부엌에 수
상한 자가 있으니 잡도록 하자.” 스님들은 잠결인데도 도둑이
들어왔다는 소리에 뒷 칸에 쌓아놓은 장작더미에서 몽둥이 하나
씩을 들고 우루루 부엌으로 몰려 들어갔다. “웬놈이냐?” “그
솥을 내려놓지 못할까?” 스님들이 소리치자 그제서야 솥을 머리
에 이고 빙빙 돌던 도둑이 발길을 멈췄다.

도둑은 이 뜻하지 않은 스님들의 출현에 크게 놀라 솥을 땅바닥
에 떨어뜨렸다.

이렇게 되자 스님들이 달려들어 도둑을 새끼로 꽁꽁 묶었다. 도
둑은 포승을 당하면서도 넋이 나간 사람 같았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자기는 지금 산길을 걷고 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조금만 내려가면 몽산리를 벗어나리라 생각했고, 읍내의
장에다 솥을 팔아버리려고 부지런히 걷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자기가 아직도 부엌 안에서 솥을 이고 빙빙 돌고 있었으
니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도둑은 잡힌 것은 잡힌 것이고, 이
기막힌 현실에 그저 저승을 헤매는 듯 했고 꿈속을 헤매는 듯 했
다. “이놈아, 그래 어디가서 도둑질을 못해서 아무 것도 없는
절간 에 들어와 솥을 빼가려고 했느냐?” “그리고 도둑질을 했
으면 달아날 일이지, 왜 솥은머리에 이고  빙빙 돌고 있는 거
냐?” 그제서야 도둑은 어렴풋이나마 깨닫는 바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기가 경험한 모두를 이야기했다. “나는 지금
까지 산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다가 소 나무 밑에서 잠도 잤고 풀밭에서 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모두 환상이었나 봅니다.” 이 소리를 들은 중들
은 그 모두가 부처님의 영험에 의하여 도둑이 부엌을 빙빙 돌면
서도 산길을 걷는 것이라 착각하도록 만들었으며 절의 솥을 도둑
으로부터 되찾아 놓았다고 믿었다. “영험하신 부처님!” “나무
아미타불.” 스님들은 새삼 부처님 앞에 엎드려 제를 올렸다. 도
둑은 볼기 세대를 맞는 것으로 벌을 대신하고 풀려났는데, 나중
에 이 도둑은 착한 사람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었고, 늙으
막에 중이되어 죽사를 위해 봉사했다한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죽사도 황폐해져 허물어졌고 돌부쳐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전설만 전해 내려오던중 1986년 몽산리에 사
는 문제원씨가 어느집 밭머리에 묻혀 있는 이 돌부처를 발견하
게 되었고,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하여 감정한 결과 신라시대
의 것으로 추정되어 지방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되기에 이르렀
다. 몽산리 사람들은 아무리 전설이라고는 하지만 나쁜 일을 하
면 언젠가는 그 벌을 받게 된다는 이 부처님의 교훈을 지금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들려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