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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면] 뱃사공의 실수로 아낙들이 죽어간 게시판 상세보기

[태안문화원] - 지명 및 전설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남면] 뱃사공의 실수로 아낙들이 죽어간
작성자 태안문화원 등록일 2016-06-14 조회 402
첨부  
 

[남면] 뱃사공의 실수로 아낙들이 죽어간 "떡바위"

남면 몽산리 앞바다에는 「떡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

뭍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까이 보이는 이 바위는 물
이 들어오면 물 속에 잠겼다가 물이 나가면 몸뚱이를 들어내 보
이는데 바위가 커서 물 위로 들어나는 부분만 해도 여러평이 된
다.

바위 위는 평평하게 넓어 마치 운동장을 연상케 하는데, 이 바위
에는 굴이 많이 있고, 고동도 많아서 몽산리 사람들은 물만 나가
면 이 바위에 가서 굴따기와 고동따기를 한다. 바위가 바다 가운
데 있고 또 물이 나가야만 바위가 드러나는 까닭에 이 바위로 굴
따러 갈 때에는 물 때를 가려 배를 타고 가야 하는데 동네 아낙
네들이 한배 가득히 타고 갔다가 돌아오곤 한다. 옛날 어느 봄
날, 이날도 물때가 좋아 몽산리 아낙네들은 낚배(어선) 하나를
대절하여 이 바위로 갔다.

썰물따라 바위가 점점 드러나자 아낙들은 굴따기를 서둘렀다. 그
런데 배를 몰고 왔던 뱃사공이 배에 다시 오르면서 굴따는 여인
들을 향해 소리치는 것이었다. “굴 많이 따고 있어요.

나는 그 동안 거아도에나 다녀와야 겠어요.” “거아도에는 왜
요?” “거아도에 사는 친척집에 결혼식이 있어요.

그래서 갔다 오려는거요.” “그럼, 들물이 나기 전에 와야 해
요.

괜히 늦어서 애타게 하지말구요.” “그런 염려는 마세요.

내 잔치집에 가서 떡이나 한보따리 싸오리다.” “그러겠어요?
그 때쯤은 배도 고플텐데 많이 싸와요.” 사공은 떡을 많이 싸오
겠다는 약속을 하고 거아도로 갔다. 아낙네들은 정신없이 굴을
따고 고동을 땄다.

들물이 밀려오기 전에 굴따는 작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굴을 따기 위해서는 한눈 팔 사이도 없었다. 아낙네
들의 바구니가 그득그득 차 오를 때쯤 들물이 슬금슬금 밀려왔
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아낙네들은 바구니를 챙기고 굴따는 도구를 챙기고 하여 돌아갈
준비를 서둘렀다. “자, 모두 바위 위로 모이라구.” “벌써 들
물인가?” “들물이 뭐야, 벌써 바위가 반은 쩠어.” “그럼 가
야지.” 아낙네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바위 위로 올라왔다.

그런데 배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

물은 점점 불어나서 머지않아 바위를 덮을 것 같았다.

바위 위에 있는 아낙네들은 초조했다. “아니, 배가 왜 여태 안
오지?” “물이 벌써 이렇게 불어났는데 이 양반 뭣하고 있는게
야.” “거아도가 멀지도 않은데, 웬 시간이 이렇게 걸려.” 바
위에 있는 사람들이 발을 구르며 배를 기다렸지만 어떻게 된 일
인지 배는 보이지도 않았다. 여인들은 헤엄을 칠 줄 모르기 때문
에 배가 오지 않으면 이들이 살아 남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
나 배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여인들의 눈이 거아도 쪽으로 쏠려 있었지만, 시야에는 배의 모
습이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 사고가 일어난 모양이었다. “배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닐
까?” “그렇다면 어쩌지.” 이러는 사이에 물은 바위를 덮고 있
었다.

사람들의 발목까지 밀려든 바닷물은 사납게 불어나 잠시 후에는
허리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아직도 배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거아도에 갔던 사공
은 잔치집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어느새 들물이 들 때가 됐다는
것을 알고 급히 일어나 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정신없이 배를 몰았지만 그 때는 이미 바위가 물에 잠기기
시작할 때였다.

사공은 죽을 힘을 다하여 노를 저었지만 마음만 급했지 배는 더
디게 나갔다. 잔치집에서 마신 몇 잔의 술, 그것이 화근이었다.

술기운이 몸에 퍼지자 사공은 정신이 몽롱해지고 팔 다리에서 힘
이 빠지기 시작했다. “큰일인데!” “이러다가 사람들을 죽이는
게 아닐까? 빨리가자.” 뱃사공은 중요한 자기의 책임도 잊고 술
을 마신 것을 후회하며 노를 급히 저었지만 배는 거북이처럼 느
렸다. 한편, 바위에 있던 여인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치마폭을 뜯
어 서로를 묶었다.

시체가 되더라도 떨어지지 말고 같이 다니자는 셈이었다.

그렇게 묶여 있는 아낙들을 사나운 파도가 한 순간에 삼키고 말
았다. 뱃사공이 사력을 다하여 바위에 돌아왔을 때에는 거기에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갈매기 떼들이 물에 잠긴 바위를 빙빙 돌며 끼욱끼욱 울고
있을 뿐이었다. “아! 이게 무슨 실수람!” 뱃사공은 배 위에 주
저앉아 엉엉 울었지만 바다속으로 잠긴 아낙네들은 영영 돌아오
지 않았다. “내 무슨 면목으로 살아가리.” 뱃사공은 탄식을 하
고 뱃머리를 돌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뒷얘기로는 뱃사공도 물에 뛰어 들었다는 것이었다. 그후 사
람들은 이 바위를 「떡바위」라고 이름했다.

그것은 떡을 받으러 갔다가 사람을 죽게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
름이다. 지금도 물이 나가면 드러나는 이 떡바위는 한사람의 실
수가 얼마나 큰 일을 저지르는가를 묵묵히 알려주고 있는데, 지
금도 여전히 굴따는 아낙네들이 찾고 있다. 갈매기가 유난히 많
은 남면 앞 바다에 들물이 들 때면 떡바위 주위에서 그 옛날을
생각하는지 갈매기떼가 모여 들어 슬피 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