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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흥면] 첫날밤에 똥 싼 신부 게시판 상세보기

[태안문화원] - 지명 및 전설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근흥면] 첫날밤에 똥 싼 신부
작성자 태안문화원 등록일 2016-06-14 조회 486
첨부 jpg 첫날밤 똥싼 신부.jpg

[근흥면] 첫날밤에 똥 싼 신부

이 이야기는 근흥면 정죽리(近興面 程竹里) 1구의 정산포에서 옛
날에 일어났던 이야기이다. 정산포는 조그마한 포구(浦口)로서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주로 생활의 근거지를 바다에 두고
살아오는 순민(順民)들이었다. 이 정산포는 사람들이 좋고 궂은
일을 가리지 않고 모두 자기일 같이 생각하며 서로 돕고 도와주
면서 살아가는, 마치 한가정 같이 살아가는 평화로운 마을이었
다.

일찍이 이 마을에는 오씨 일가(吳氏一家)가 살고 있었는데, 집안
이 매우 화목하고 부지런하여 항상 남을 이해하고 도왔기 때문
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였으며, 또한 이 소식이 이
웃 마을에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

이렇게 남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며 살아가는 남부끄럽지 않은 가
정이었으나, 「옥에도 티가 있다」는 말과 같이 이 오씨가정에
도 풀기 어려운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시
집을 보내지 못한 과년한 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오씨가정에는 출가했으면 이미 어머니가 되어 있을 나이 20
이 넘은 딸이 있었는데, 단 한군데에서도 혼담이 들어 오지 않
는 것이었다.

옛날 처녀 나이 20이 지났으면 이미 혼기를 놓친 노처녀로서 부
모의 입장에서 보면 자나 깨나 걱정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오씨 부부는 과년한 딸을 두고 매일같이 걱정이 태산같았지
만 혼담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이 처녀가 어디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보통 처녀
가 아니라 흔히 보기 드문 별난 처녀였기 때문이다.

키가 6척이 넘고 몸집이 뚱뚱한데다 용모까지 보잘 것 없는 추
녀 (醜女) 였는데, 여기에다 성미가 거칠고 왈가닥인 별난 처녀
였던 것이다.

이런 처녀에게 혼담이 들어 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였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선 좋건 나쁘건 간에 자기의
딸에 대한 일이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오씨 집을 지나던 보따리 장수인 어떤 부인
이 찾아 들었다.

보따리 장수는 마루에 걸터 앉으며, 하는 일이 고되다는 듯이
“휴우”하고 길게 한숨을 쉬며 보따리를 풀어 놓는 것이었다.

이때 오씨 부인이 물건을 구경하려고 마루에 걸터 앉는데, 삐드
득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더니 거구인 딸이 방에서 나오는 것
이었다. 처녀는 어머니 옆에 앉았다.

보따리 장수는 굳이 묻지 않아도 이 집의 딸임을 직감할 수 있었
다.

보따리 장수는 딸의 결혼 여부를 물었다.

이에 오씨 부인은 아직 미혼이라고 대답했다.

“그럼 내가 좋은 곳으로 중매(中媒)를 하겠습니다.” 하고 보따
리 장수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어머니는 “이렇
게 못생긴 딸을 누가 데려간담!”하고 마음속으로 되뇌면서도 중
매하겠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어보니 마음한편으로는 흐뭇한 감정
이 일어나고 있었다.

보따리 장수가 이집 딸을 보자마자 중매를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
한 것은 산너머 동네에 역시 거구인 노총각이 살고 있는데, 아직
까지 장가를 들지 못하여 고민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지난번에 행상 차 그 집에 들렸을 때 중매를 부탁 받
은 일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두사람은 가장 이상적인 천정 배필이 될 수 있다고 믿었
기 때문이다.

이 보따리 장수는 며칠후에 다시 들리겠다고 하며 총총 걸음으
로 이웃 마을로 사라져갔다.

이 여인은 이 마을 저마을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고 있었기 때
문에 각 가정의 실정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혼기에 있는 남녀의 중매를 많이 하여 그들로 하여금 행복
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
망이 두터운 중매장이로 통하고 있었다.

이 중매장이 아주머니는 산너머 노총각 집을 찾아갔다. 그 집에
서도 반갑게 맞아주었다.

중매장이 아주머니는 좋은 혼처가 있음을 우선 알렸다.

그리고 처녀의 됨됨이와 집안의 내력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니 총
각측에서는 두말없이 좋다는 것이었다. 이 혼사의 주인공인 총각
은 물론 양가의 부보님들도 쌍수를 들어 환영하였다.

그런데 중매장이가 총각측에 하나의 조건을 제시했다.

그 조건은 결혼식 당일에 신부에게 하루 세 끼니를 모두 팥죽을
쑤어 먹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첫날밤에 신부가 잠이 들거든
신부 옆에 똥을 한 무더기 누어놓되 마치 신부가 싼 것처럼 해
야 된다는 것이었다.

총각은 중매장이 말을 그대로 지키기로 약속을 하고 드디어 결혼
식을 올리고 초야를 보냈다.

아침에 잠에서 깬 신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무슨 똥이람.

하루 종일 팥죽만 먹은데다 피곤해서 깊이 잠이 들었기 때문에
자기가 똥을 싼줄 알고, 얼굴 빛이 붉으락 푸르락 하며 몸둘 바
를 몰랐다.

“신혼 초야에 이같은 실수를 하다니 이게 무슨 망신이람.” 쥐
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들어가고픈 생각뿐이었다.

“시집살이 하루만에 쫓겨나는 것 이 아닌가?”하고 마음이 초조
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똥을 빨리 치워야 했기 때문에 신부는 얼떨결에 “오요
요” 하고 개를 불렀다.

이때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편이 “오요요는 강아지를 부르는
소리인데, 강아지는 이 똥을 다 먹지 못할거요, 그러니 워리워
리 불러야 하오.”하고 말했다.

아내는 다시 “워리워리” 불렀다. 그랬더니 마침 커다란 수캐
가 들어와서 똥을 말끔히 먹어치우고 나갔다. 신혼 초야에 이같
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범한 것으로 생각한 말괄량이 여자는
하루 아침에 온순하고 얌전한 아내로 탈바꿈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그후 많은 세월이 흘러 이들 부부 사이에 아들 3형제를 두고 남
부럽잖게 단란하게 살아가던 어느날, 바느질하는 아내를 향해
“여보, 신혼 초야에 똥을 싼 것은 당신이 아니라 내가 일부러
그런 것이오, 그땐 정말 미안했오.

이젠 다 지나가버린 과거지사이니 용서하오.”하고 남편이 말했
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내는 웃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신의없
는 사람과는 더이상 같이 살 수 없다며 사랑하는 3형제의 아들
과 남편을 남겨둔 채 어디론가 멀리 사라져 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