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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면] 자식 잡아 먹은 호랑이를 잡아 죽인 범벙굴(붐덩굴) 게시판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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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원면] 자식 잡아 먹은 호랑이를 잡아 죽인 범벙굴(붐덩굴)
작성자 태안문화원 등록일 2016-06-14 조회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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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면] 자식 잡아 먹은 호랑이를 잡아 죽인 범벙굴(붐덩굴)

전설과 우화 속에는 호랑이와 인간과의 관계가 심심찮게 등장한
다.

어느 때는 사람을 해치는 포악한 동물로, 어느 때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영물로 등장한다. 옛날에는 호랑이가 많이 살고 있
었던 모양인지,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우리 고장에만 해도 호랑이 이야기는 많이 있다. 소원면 만리포
에서 백리포로 넘어가는 한 지점을 『범벙굴』(일명 붐덩굴)이
라 부르는 이유도 이곳에 호랑이가 살던 굴이 있다하여 생긴 이
름인데, 이 이야기 속에서는 인간과 호랑이의 적대관계를 말해주
고 있다. 오랜 옛날, 백리포에는 과부 한 사람이 어린아들 하나
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

아들의 나이는 여섯살 쯤 되었다. 어느날, 이 여인은 아들을 혼
자 집에 두고 밭일을 나갔다.

그런데 그날따라 부엉이가 유난히 울었다. “웬 부엉이가 이렇
게 운담?” 과부는 밭에서 일을 하면서도 불길한 생각이 자꾸 들
어 하던 일손을 멈추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여인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집안으로 들어섰으
나 아들의 대답은 없고 비릿한 냄새가 풍겨왔다. “아이가 변을
당한 것이 아닌가?” 과부가 마루에 올라가려 하니 마루바닥이
피가 엉켜 있었고, 아들의 신발 한 짝이 담 아래에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과부의 머리속에는 호랑이가 번개처럼 떠올랐다. “호랑이
짓이다.” 과부는 호랑이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다.

그날 밤, 과부가 혼자 방에 있는데 호랑이가 다시 나타났다.

낮에 사람을 물어간 호랑이가 또다른 사람이 있나 하고 다시 온
것이었다. 호랑이는 창호지를 발톱으로 찢고 발을 안으로 쑥 디
밀었다.

이때 과부는 들고 있던 송곳으로 호랑이 발바닥을 쿡 찔렀다.
“어흥!” 불의의 습격을 받은 호랑이는 기겁을 하고 달아났다.

과부는 쩔뚝거리며 달아나는 호랑이의 뒤를 쫓아갔다.

호랑이 굴을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호랑이는 한참을 달려 자기 굴로 들어 갔다. “옳지, 이곳이로구
나.

이놈의 호랑이 두고 보자.” 과부는 날이 밝자 부엌칼을 들고 호
랑이 굴이 있는 곳에 가서 나무 뒤에 숨어 호랑이의 동태를 살폈
다.

한참을 기다리니 호랑이가 굴에서 나왔다.

사냥을 나가는 것이었다. “이때다.” 과부는 부엌칼을 들고 굴
안으로 들어갔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모
양이다.

과부가 안으로 들어가니 굴 안에는 생후 얼마되지 않은 호랑이
새끼 세 마리가 있었다. “이 철천지 원수!” 과부는 부엌칼을
휘둘러 새끼 호랑이 세 마리를 모두 죽이고는 호랑이가 돌아오기
를 기다렸다. 이윽고 먹이를 입에 물고 호랑이가 나타났다.

과부가 벽 한쪽에 달라붙어 호랑이의 동태를 살피고 있는데, 호
랑이는 새끼들이 변을 당한 것을 알았는지 눈에서 불똥이 튀며
어흥 소리를 지르더니 밖으로 나가려 했다.

어쩌면 새끼를 죽인 것이 사람이라 생각하고 복수를 하러 나가려
는 것이었는지 모른다. 과부는 밖으로 나가려는 호랑이의 꼬리
를 잽싸게 움켜쥐었다.

뜻하지 않은 적이 나타나자 호랑이는 더 성이나서 밖으로 나가
려 했지만, 양쪽 바위에 발을 대고 사력을 다해 잡고 있는 과부
의 힘도 대단했다. “이놈! 내 아들을 잡아먹은 괘씸한 놈! 맛
좀 봐라.” 과부가 큰 소리를 치자 호랑이가 잠시 주춤했다.

이때 과부는 손에 들고 있던 부엌칼로 호랑이 항문을 힘껏 찔렀
다.

긴 칼이 다 들어가자 얼른 꼬리를 놓았다. “어흥!” 호랑이는
크게 비명을 지르며 쏜살같이 밖으로 뛰어 나가 길길이 뛰더니
죽었다.

아들의 원수를 갚은 것이었다.

참으로 대단한 어머니였다.

그후로 호랑이가 살았던 이 굴을 『범벙굴』이라 했다 한다. 이
지역 인근에는 꿈과 낭만이 넘치는 만리포 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천리포 해수욕장과 백리포 해수욕장이 연이어 인접해 있어 여름
피서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천리포에는 미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 귀화한 민병갈(미국명 밀러)씨가 이루어 놓은 수목원
이 있는데, 국내외의 각종 수목 7,000여종이 식재되어 있다. 또
한 만리포나 천리포에서는 각종 생선회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봄에서 초여름까지 갱개미회가 값싸고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