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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북면] 밤에 우는 이화산 게시판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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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북면] 밤에 우는 이화산
작성자 태안문화원 등록일 2016-06-14 조회 559
첨부  
 

[원북면] 밤에 우는 이화산

이 이화산(梨花山)은 원북면 마산리 2구에 있다. 태안에서 서북
쪽으로 포장 도로를 따라 약 8킬로미터 쯤 가다보면 원북면 소재
지에 이르게 된다. 이 소재지에서 마주 보이는 우뚝 솟은 산이
바로 이화산이다.

이 산은 소원면의 철마산 줄기가 뻗어 내려 마산리의 중심부에
서 기봉한 것인데, 그 높이는 170미터에 불과하지만, 주민들로
부터 매우 사랑을 받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특히 가을이면 산이 붉게 타는 단풍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산이
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산의 중턱에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는
데, 이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통 바위가 아니라, 멀리서 보
면 마치 탑같이 보이는가 하면, 가까이에서 보면 돌부처 같이 보
이는 신기한 바위이다.

이화산에 이같이 신기한 돌이 있다는 소문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
을 통하여 널리 알려지자, 다른 동네 사람들까지 이를 구경하러
모여드는가 하면, 심지어 어느 여인들은 이 바위 앞에서 정성껏
기도를 드리기도 하였다.

목욕 재계하고 정성껏 기도를 드리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소문이
이웃 마을에까지 널리 퍼지게 되자 많은 부녀자들이 이 곳에 찾
아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널리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그칠사
이 없이 모여들자, 이웃 동네에 있는 절에서 이 돌을 탐내어 아
예 자기 사찰 경내로 옮겨 놓으면 이 많은 손님들이 자기 절로
찾아올 것이며, 그렇게 되면 절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믿게 되
었다. 이웃 절에서는 이 돌을 옮겨 가기 위해 많은 인부들을 데
리고 이화산으로 들어가 운반 작업을 시작하다가 결국 마을 사람
들에 의해 발각되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그뒤 절에서는 마산리 주민들과 교섭을 통해 이돌에 대한 적절
한 보상을 하여 주고 이 돌을 이웃 마을의 절로 옮겨갔다. 그런
데 그날 저녁에 이화산에서 괴변이 일어났다.

전에는 들어볼 수 없었던 사람의 울음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
다.

이 울음소리는 예사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구슬프게 들리는가 하
면 무엇인가 절실히 호소하는 듯 애절(哀絶)하여 듣는 사람이 가
슴을 에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게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울음소
리는 돌이 있던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었는데, 주민들은 입을 모
아 한결같이 산이 운다고 하였다. 이화산이 밤이면 구슬프게 운
다는 소문이 이웃 동네에까지 퍼지자 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
이 이 울음소리를 들으러 밤마다 몰려 올 정도였다. 급기야 마
을 사람들은 동네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수 없었
다.

논의의 결론은 그 돌을 찾아다 제자리에 놓자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절로 옮겨간 돌을 찾아다 제자리에 놓으니 그날 밤부
터 슬피 울던 산이 울음을 그치고 동네는 다시 평온해졌다. 비
록 생명이 없는 돌이지만 제자리를 떠나므로 해서 자연의 균형
이 깨어지고, 따라서 찾아 오는 사람들이 없게되자 외로움을 달
래지 못한 산이 결국 울음으로 호소한 것이었다. 오늘날 수석이
나 분재 애호가들이 돌이나 나무를 함부로 캐냄으로 인해서 자연
이 파괴되고 오손되고 있는데 이같은 일은 마땅히 삼가해야 할
것이다. 그 돌과 그 나무는 제 자리에 있으므로 해서 비로소 가
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