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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읍] 큰 인물을 잘못 알고 죽인 방가못의 사연 게시판 상세보기

[태안문화원] - 지명 및 전설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태안읍] 큰 인물을 잘못 알고 죽인 방가못의 사연
작성자 태안문화원 등록일 2016-06-15 조회 1078
첨부 jpg 방가못의 사연.jpg

 

태안읍을 안고 있는 백화산은 태안 제일의 명산이다. 반만년의
역사 속에 숱한 애환을 묵묵히 바라보며 갖가지 전설을 간직하
고, 때로는 수많은 수난을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선 백화
산은 일명 바위산이라고 부를 정도로 나무보다는 오히려 바위가
많다. 한티재 쪽에서 이 백화산 서쪽으로 능선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돌산인 백화산과는 달리 우거진 숲사이로 냇물이 흐르고 냇
물을 사이로 하여 마을이 이루어져 있다. 옛날에는 이 마을에 주
로 방씨 성을 가진 사람이 살았다 하여 마을 이름을「방가못」,
또는「방가맛」이라 불렀다 하며, 방가라는 말은 방씨를 가리키
는 것이고 「못」이나 「맛」은 냇물이나 인공호수를 뜻하는 것
이라 한다. 애당초 방씨들이 이 마을에 정착할 때에는 냇물도 없
었고 「못」도 없었으나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냇물이 생기게 되
었고, 지금은 아주 작은 냇물이 흐르고 있다. 냇물이 생기게 된
사건이 바로 지금 옮기려는 전설속에 있으니 지형의 변화와 지리
의 형성까지 옛 사람들은 전설과 연관 지으려 했다는 생각이 든
다. 옛날 방가네 마을에 방씨 성을 가진 젊은 부부가 살았다.

그런데 이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결혼을 하고 삼년이 지나도록 태기가 없자 이들 부부는 초조해지
기 시작했다. 옛 사람들은 여자가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을 칠거
지악의 하나로 생각하여 부인들을 냉대하고 심하게는 학대까지
하였다. 방씨 부부는 아이가 없는 것을 늘 걱정하며 지내다가 어
느 날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백화산에 가서 산신령님
께 기도를 드립시다.” 그러자 남편도 기다렸다는 듯이 부인의
말에 동의했다.

그들은 목욕을 하고 옷을 단정히 한 후 백화산으로 갔다. 두 사
람은 산정의 큰 바위 밑에 엎드려 기도를 드렸다. “아들 하나
만 점지해 주소서.” 그들은 사흘 동안 음식을 전폐하고 잠도 자
지않으면서 기도를 하였다. 그로부터 얼마후 부인에게 태기가 있
었다.

입덧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부부는 뛸 듯이 기뻐했다. “산신령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준
거야.

아들이든 딸이든 잘  낳아 기릅시다.” “아들이면 좋겠어
요.” 방씨 부부는 열 달 동안 매사를 조심하며 출산을 기다렸
다.

그리고 열 달이 되던 날 부인은 옥동자를 분만했다.

아기는 튼튼하고 이목구비가 훤하게 생겨 남자다웠으며 보는 사
람마다 큰 인물이 되겠다고 한마디씩 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세
상에 태어나던 날, 이 동네의 한 노인이 밤에 뒷간을 갔다가 방
에 들어가 보니 방씨네 집 위로 훤한 빛이 비추었는데 그 빛 줄
기가 백화산에서 흐르고 있었다.

노인은 이상하다는 생각을했지만 그후로 이 일을 까맣게 잊고 지
내다가 방가의 아들이 총명하게 생겼다는 말을듣고 그 빛이 비추
던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아이는 자라면서 사람들을 자주 놀라게 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걷는가 하면 말도 일찍하고 또 힘도 무척
세어서 부모까지 놀랄 정도였다. “아이가 너무 똑똑해!” “힘
은 얼마나 센가, 모르면 몰라두 팔씨름을 하면 어른도 못 당할
걸.” 동네 사람들은 이 기인같은 아이를 보러 문전성시를 이루
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인은 우물 가로 빨래를 하러 나갔다.

아이가 곤히 잠든 틈을 타서 빨래를 하기 위해 빨래감을 더 가지
러 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방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방안에는 아기 만을 잠 재우고 나왔는데 지금 들려오는 소리는
장정이 여럿 모인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무슨 주문을 외우는
듯 중얼거리는 소리까지 들렸다. 부인은 하도 이상하여 방문 여
는 것을 그만두고 문틈으로 방안을 들여다 보았다 .

그랬더니 방안에 잠자던 아기는 온데간데 없고 웬 젊은 무사 한
사람이 떡 버티고 서서 손에 막대기를 여러 개 들고 주문을 외우
는데 주문을 외울 때마다 막대기가 군졸로 변하는 것이었다 “아
니, 이 무슨 조화여!”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가!” “아니
면 도깨비에게 홀린 것인가!” 부인은 이 기이한 일에 정신이 아
물아물하고 겁이 났지만 정신을 차려 방안의 동정을 예의 주시하
고 있었다. 젊은 무사의 손에 있던 막대기가 모두 군졸로 변하
자 무사는 갑자기 호령을 하는 것이었다. “모두 차렷! 지금부
터 훈련에 들어가겠다.

먼저 칼싸움을 배운다.

내가 시범을 보일 터이니 너희들은 따라 하도록 해라!” 그러자
군졸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더니 옆구리에 차고 있던 장검을
빼어 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사람 한사람 무사가 하는 대로 칼
을 휘둘렀다. “쨍강” “쨍강” 칼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방
안을 흔들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칼싸움을 하고 나더니 이번에는 활을 들고 활쏘
는 훈련을 했다. “자, 여기 과녁이 있느니라.

이 과녁을 향하여 활을 쏘되 살이 하나도 빗나감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무사가 벽에 과녁을 걸어놓자 군졸들이 화살을 날렸다.
“씨잉씽!” “씨잉씽!” 화살이 날으는 소리도 칼이 부딪치던
소리 못지않게 날카로웠다. 그렇게 훈련하기를 몇시간, 무사는
흡족한 웃음을 만면에 띄우고는 훈련을 중지시켰다. “자, 오늘
은 이만하고 내일 다시 하자.” 무사는 이렇게 말하고 아까와 같
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문이 끝날 때마다 군졸들이 하나씩 하나씩 막대기로 변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맨 나중에 주문을 외우자 무사 스스로
가 갓난아기로 변하더니 부인이 잠을 재우던 포대기속으로 들어
가 막대기는 감추고 금방 잠이 들더니 새록새록 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아기가 무사가 됐단 말인가? 이 무슨 괴변이란 말인
 가!” 부인은 부들부들 떨려오며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고 다
리에 힘이 없어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이건, 사람이 하
는 짓이 아니야.” “귀신이야, 우리 아기가 귀신이야!” 부인
은 엉금엉금 기어 빨래터로 나갔으나 빨래할 생각은 고사하고 방
안의 광경이 눈 앞에 어른거려 무섭기까지 하였다. 그 날 밤, 아
내는 남편을 데리고 윗산으로 갔다.

집안에서 말하면 아기가 들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를 따라 산으로 가면서 아내가 중대한 이야기라는 소
리를 하자 몹시 궁금해했다. “무슨 말인데 산에까지 와서 해야
하나?” “큰일 났어요?” “큰일이라니.” 부인은 낮에 일어났
던 일을 소상히 남편에게 말했다.

그러나 남편은 그 소리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이를 낳고 몸조리를 못하여 헛것을 본 게 아니냐고 아내를 걱
정했다. “쓸데없는 소리말고, 아기나 잘 보살펴요.

힘든 일은 하지말고” “제 말을 못 믿으시는군요.

그렇다면 내일 당신도 한 번 방을 엿보세요.” “좋아, 내 눈으
로 확인해 보지” 두 사람이 산에서 내려와 방으로 들어가니 아
기는 깊은 잠에 빠져 평화롭게 잠을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천진스러워 어머니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에게 도깨비니 귀신이니 하면 당신
벌을 받을 것이요.” 남편은 부인을 나무라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부인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밤새 악몽이 부인을 괴롭혔고 낮에 겪은 일들이 꿈만 같았다. 다
음 날 방씨 부부는 여느 때처럼 일어나 남편은 들일을 나가고 아
내는 빨래터로 나갔다.

두 사람은 시간을 약속하고 그 시간에 집으로 가서 방안의 동정
을 살피자고 약속했던 것이다. 약속한 시간에 두 사람은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조심스럽게 방문 앞에 이른 부부는 발길을 멈추고 방안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윽고, 방안에서 주문 외우는 소
리가 흘러나왔다.

부부는 긴장을 하고 방문으로 가서 문틈으로 방을 엿보았다.
아! 방안에서는 어제 부인이 본 그대로의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
다. “쨍강.” “쨍강.” “씨이잉.” “씨이잉.” 칼이 부딪치
고 화살이 날으는 소리가 요란했다.

무사의 구령과 호령이 터지고 군사들의 기합소리가 흡사 전쟁터
같았다.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방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
다.

아아! 남편은 그만 눈을 돌리더니 하늘을 향해 탄식을 하였다.
“이래도 내 말을 못 믿으시겠어요?” “아니야, 이것은 예삿일
이 아니야.

집안이 망할 징조야.

이 일을 어떻게 한담.” 부부가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고 있
는 동안에 방안에서는 훈련이 끝났는지 잠잠했다.

두 사람은 방안으로 들어섰다.

아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새록새록 잠을 자고 있었다. 방
씨 부부는 이 기막힌 사실을, 아니 끔찍한 사실을 남에게 발설하
지도 못하고 냉가슴만 앓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리 연구해 봐도 이 가공할 일을 어떻게 처
리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였다.

그들은 며칠을 두고 고심했지만 속 시원한 해답을 찾아내지 못했
다. “여보, 아무래도 저 아이는 사람이 아닌 것 같소.

요괴가 아니면 귀신인것 같소.

어쩌면 좋겠소?” “설마, 우리 아기가 요괴일까요? 우리가 백화
산에 가서 기도하고 얻은 아이인데 그 반대가 아닐까요? 이를테
면 재주가 비상하여 도술을 부리는 위인이 아닐까, 아니 힘센 장
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 않소.

그 아이가 하는 짓이 군졸을 훈련시키고 있소.

요괴가 반란을 일으켜 임금을 몰아내고 이 나라 왕이 되려는 반
역을 음모하는 것인지도 모르오.” “그 반대로 생각해 봐요,
저 아이가 훌륭한 장수가 되어 나라가 위태로울 때 나라를 구할
인물이 될지 누가 알아요.” “그랬으면 오죽 좋겠소만, 만일 역
모를 꾀하다가 역적으로 몰리면 삼족이 멸망한다는 사실도 알아
야 하오.” 부모가 이렇게 고심에 빠져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아이는 날마다 부모가 일터로 나가기만 하면 병정놀이 하기
에 여념이 없었다. 그 즈음 태안 지방에는 오랑캐의 침입으로 인
해 주민들의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관군이 오랑캐를 진압하기는커녕 어떻게 된 일인지 싸우는 족족
패하여 쫓기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오랑캐는 더 득세를 하게 되었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게 되었다.

거기에다 매년 흉년이 들어 인심까지 사나워졌다.

동네 사람들끼리도 서로 경계하고 서로 못믿어 하는 싸움이 잦
아 그야말로 난세가 거듭되고 있었다. “이러다가 나라가 망하
는 게 아닌가!” “그보다도 우리 태안지방이 오랑캐의 소굴이
되는 것은 아닌 가!” “이 난세를 평정할 인물이 없단 말인
가!” 사람들은 시국이 하도 뒤숭숭하여 모든 일에 의욕을 잃고
좌절과 실의에 빠져 있었다.

더욱이 조금만 말을 잘못 하거나 오랑캐를 두둔하다가는 오랑캐
와 내통한다 하여 경을 치루기 일쑤였다.

사람들의 불안은 자꾸 더해만 갔다. 이런 와중에서 방씨 아들의
해괴망측한 짓은 방씨 부부를 더 불안하게 했다. “아무래도 안
되겠소,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까 보오.” “결단을 내리신다
면?” “아이를 죽입시다!” “뭐라구요?” “살려두었다가 저
아이가 오랑캐와 작당을 하는 날이면 큰일이요.

예사아이가 아니니 무슨 짓을 못하겠소? 우리 아무 생각말고 저
아이를 멀리 보냅시다.” “하지만 죽이는 건 안돼요.” 부인이
울며불며 말렸지만 남편은 아들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아내를 달
랬다. 다음 날, 부부는 여늬때처럼 아이를 잠재우고 들로 일하
러 나가는 척 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방씨는 방에 있는 큼직한 다듬이 돌을 들어 아기
의 목을 누르고 나왔다. 방씨는 다듬이 돌로 아들의 목을 누르고
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밭으로 나가 밭일을 하는 척했다.

차마 눈뜨고 아들이 죽는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방씨는 옆에서 울고 불고 하는 아내를 달래며 마음속으로 죄를
지었다 싶어 집쪽을 바라보니 이게 또 무슨 변고인가, 갑자기 방
씨의 집 지붕이 뚫어지고 그 뚫어진 곳으로부터 나온 하얀 백마
한 마리가 날개를 저으며 백화산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백마
는 천천히 날으면서 몹시 슬픈 듯이 여러 번 울며 날아갔다.
“휘잉.” “휘잉.” 이렇게 울며 날아간 백마가 백화산 중턱에
이르자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으로 뒤덮이고 천둥과 번개가 치면
서 산이 갈라지더니 백마가 그 갈라진 백화산속으로 숨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방씨가 넋을 잃고 있는데 또 한 번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갈라진 산 중턱에서 난데 없는 물줄기가 솟구치며 큰 냇
물을 이루어 흐르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방씨는 크게 후회했다.
백화산의 정기를 타고 태어난 아들을 죽인 자기가 한없이 미웠
다.
너무 경솔하게 서두른 자기의 행동에 한없는 눈물을 흘렸으나 때
는 이미 늦었다. 그 후 사람들은 방씨를 꾸짖었다.
더우기 아기가 태어날 때 빛을 본 노인은 방씨를 사람이 아니고
짐승만도 못하다고 나무랬다.
아이를 보면 그의 앞날을 점칠 수 있는데도 엉뚱하게 속단하고
자식을 죽인 것은 인간이 아니라면서 나무랬다. 사람들은 그 아
이를 살려두었더라면 오랑캐를 무찌르고 이 나라에 큰 위인이 되
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그후 방씨는 부끄러워 이 마을을 떠
났다고 하는데 지금 태안 중학교 뒷쪽으로 흐르는 조그마한 냇물
이 바로 그 때 생긴 냇물이고 또 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근처의
샘은 그 때 생긴 못이라고 한다. 그 당시는 냇물도 못도 컸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냇물도 못도 작아져서 지금은 윤곽만 남아
있는데 이곳을 지나노라면 사람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속단을 내
리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가를 생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