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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읍] 호랑이를 쫓아낸 안면도 당산(당집) 게시판 상세보기

[태안문화원] - 지명 및 전설 내용 상세보기 입니다.

제목 [안면읍] 호랑이를 쫓아낸 안면도 당산(당집)
작성자 태안문화원 등록일 2016-06-15 조회 752
첨부 jpg 20181218 호랑이를 쫓아낸 안면도 당산(당집).jpg

[안면읍] 호랑이를 쫓아낸 안면도 당산(당집)

안면읍 정당리의 당산에 당집이 있었는데 오늘날에는 그 당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지금도 그 자리에 기왓장과 사기그릇
조각이 흩어져 있어서 옛날을 보는 듯하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여 내려오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40여년 전의 일이다.

안면읍은 본래 섬이었기 때문에 산짐승이라고는 아무것도 살지
않는 고장이었다.

산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졌지만 토끼 한 마리 찾
아 볼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섬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낮에는 별로 그런 일이 없었지만 밤에는 길을 가는 사람들 앞에
나타나서 나그네를 업고 달아나는 일이 날이 갈수록 자주 생기
는 것이었다.

그런가하면 마을에까지 나타나서 밤에 변소에 가는 사람을 물어
가기도 하고 부엌에서 늦은 설겆이를 하는 아낙네들을 기절시키
기도 했다.

이와 같이 날이 갈수록 호랑이의 행패가 심하여져서 마을 사람
들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호랑이를 멀리 몰아 낼 수 있을까 하고 마을 사
람들은 모두 걱정을 하였다. 그 중에서도 제일 걱정을 하는 사람
은 마을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노인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면 늘 이 노인을
찾아가서 의논을 하였다.

그때마다 노인은 적당한 말을 하여 찾아온 사람을 위로하기도 하
고 같이 기뻐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이 노인은 마을에서 어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일만은 자기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고 또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느날 밤이었다.

그 날도 역시 호랑이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노인은 담뱃대를 빨다가 한숨을 짓고, 한숨을 쉬다가 담배 연기
를 뱉어내고는 곰곰이 생각에 젖어 보았으나 아무런 해결책도 나
오지 않았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노인은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담뱃대를 재털이에 털고 있는데, 문득 문 앞에 머리가 하
얀 세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노인은 묻지 않아도 그들이 산신령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
었다.

「우리들의 말을 들으시오.

앞산 위에 집을 짓고 사기로 만든 말을 세마리 모시어 두면 우리
들이 호랑이를 섬 밖으로 몰아내겠으니 그렇게 하여 주십시
오.」 라고 세 사람가운데 한 사람이 나직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때 노인은 너무나 고마워서 절을 하려고 몸을 구부렸다 펴보
니 세 노인은 이미 간 곳이 없었다.

노인은 날이 새자마자 세노인이 시킨대로 즉시 앞산에 올라가 집
을 짓고 세 마리의 사기말을 만들어 지은 집에 잘 모시어 두고
내려 왔다.

그 이튿날 밤이었다.

노인이 잠이 들었는데 세 노인이 또 나타났다.

노인은 엉겁결에 절부터 하려는데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입
을 열었다.

「우리말을 들으시오.

우리가 호랑이를 쫓으려고 말을 몰다가 잘못하여 말 한마리의 다
리가 부러졌으니 내일 황새부리란 곳으로 가보시오.」 이와 같
이 가운데 서 있는 노인이 그를 굽어 보며 말하는 것이었다.

노인이 벌떡 일어나 절을 하고 보니 세 노인은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이튿날 아침이 되자 노인은 당산의 당집부터 찾아가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사기말은 두 마리 밖에 없는데 그 말들의 말굽에 진흙이 묻어 있
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노인은 그길로 단숨에 황새부리라는 곳으로 가 보았다.

그곳에는 정말 사기말 한마리가 쓰러져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
니 다리가 하나 부러져 있었다.

노인은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다리를 잘 고쳐 놓았다.

조금은 흠집이 있었지만 그래도 전과 같이 튼튼한 사기말이 되었
다.

그는 이 사기말을 다시 당집에 갖다 놓았다.

이런 일이 있은 뒤부터 안면도에는 호랑이가 다시 나타나지 않았
고 섬은 잠든 듯이 조용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짐승이라고는 토끼 한 마리도 보기 힘든 곳이 되
었다.

오늘날 당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사기말도 구경할 수 없지
만 당산은 옛 모습 그대로 의연하다.

어느 사람의 말에 의하면 일제(日帝)때 일본 관리들이 미신을 타
파한다는 명목으로 당집을 헐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당집 터에
는 기왓장과 사기 그릇 조각들이 묻혀있음을 볼 수 있다